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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대엔 그냥 변기·일반주택엔 비데"...마감재도 차별한 L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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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임대엔 그냥 변기·일반주택엔 비데"...마감재도 차별한 LH

입력
2020.10.08 09:30
수정
2020.10.08 10:04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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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살기 좋은’ 공공임대주택을 얘기하고 있지만 정작 이를 공급하는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일반 분양형 주택보다 호당(36㎡ 기준) 평균 365만원 저렴한 마감재를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건축원가를 맞추기 위해 어쩔 수 없다는 게 LH의 설명이지만, 임대주택 공급 장려를 위해서는 주택의 ‘품질’도 신경써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임대주택과 분양주택의 현관문. 임대주택엔 레버형 손잡이를, 분양주택엔 디지털 도어록이 설치돼있다. 천준호 의원실 제공

임대주택과 분양주택의 현관문. 임대주택엔 레버형 손잡이를, 분양주택엔 디지털 도어록이 설치돼있다. 천준호 의원실 제공


7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천준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LH로부터 받은 ‘LH 공공주택 주요 마감재 유형별 비교표’에 따르면, 임대주택의 경우 25개 항목에서 일반주택보다 저렴한 가격의 제품이 사용된 것으로 나타났다. 대표적인 항목이 현관문 손잡이다. 임대주택의 경우 가격이 3만 4,000원인 레버형 손잡이가 적용된 반면, 일반주택에는 20만 8,000원 상당의 디지털형 손잡이를 설치했다. 화장실 변기도 임대형 주택에는 9만원 상당의 일반 변기가 적용됐지만, 일반주택에는 50만원 상당의 비데를 설치했다. 이를 36㎡(12평)기준의 호당 가격으로 비교하면, 임대주택은 일반주택보다 365만원 저렴한 마감재를 사용하고 있다. 마감재 공사 비용까지 포함하면 그 차이는 661만원까지 벌어진다.


임대주택과 분양주택의 양변기. 분양주택에는 비데가 설치돼있다. 천준호 의원실 제공

임대주택과 분양주택의 양변기. 분양주택에는 비데가 설치돼있다. 천준호 의원실 제공


이에 대해 LH는 정부가 임대주택 건설에 필요한 비용을 일부 지원하지만, 이 지원금이 실제 건설비 상승률을 따라가지 못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LH에 따르면, 지난해 국민임대형 아파트 한 호당 건설비는 1억 6,300만원. 이중 정부 지원금은 4,100만원에 불과했다. 나머지 1억 2,200만원을 LH가 부채로 떠안고 있기 때문에 저렴한 마감재를 쓸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LH 관계자는 “내부에서도 방안을 강구하고 있지만, 낮게 책정된 건축비 단가를 맞추려다보니 어쩔 수 없이 저렴한 주요 마감재를 사용했다”고 말했다.


천준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8월 5일 국회에서 '아파트 경비노동자 보호법 발의'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배우한 기자

천준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8월 5일 국회에서 '아파트 경비노동자 보호법 발의'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배우한 기자


이에 천 의원은 “정부가 ‘누구나 살고 싶은 임대주택’을 추진하며 임대주택을 늘리고 있는데, 합판마루보단 장판이 깔린 임대주택이 경쟁력이 있을지 의문”이라며 “질보다는 공급 위주의 정책이 이루어지다보니 질적인 부분이 등한시 됐다. 인식 개선을 위해서는 건축비 현실화 등의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조소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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