욕설ㆍ폭언에 통장ㆍ여권 압수 당해
정의당 강은미 원내대표는 지난달 25일 서울 여의도 국회 로텐더홀 앞에서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 촉구를 위한 1인 시위를 하고 있다. 오대근 기자
전북 군산시 옥도면 개야도에서 일하는 이주노동자들의 노동착취와 인권침해가 심각하다는 지적이다.
국회 환경노동위 소속 강은미 정의당 의원은 8일 군산 개야도 이주노동자들에 대한 불법적 인력운영과 저임금 장시간 노동, 통장 압수, 임금체불 등 인권침해가 심각해 노동부의 광범위한 도서지역 특별근로감독과 근본적 해결방안 마련이 시급하다고 밝혔다.
실제 2014년 6월 입국해 일을 하다 지난해 재입국한 동티모르 출신 A34)씨는 지난해 8월 23일부터 매월 190만원에 가두리 양식장에서 일하기로 근로계약을 체결하고 개야도에 들어왔다. 하지만 사업주가 선주로 있는 어선에서 봄부터 여름까지는 꽃게, 쭈꾸미, 멸치, 전어를 잡고 가을부터 봄까지는 김양식장에서 일을 했다. 하루 평균 15시간 거의 쉬지 않고 일을 한다. 하지만 개야도 이주노동자들은 자유롭게 섬을 나오지 못한다. 통장 등 모든 것을 사업주가 가지고 있기도 하지만 배표를 끊어주는 매표소에서 사업주에게 출도허락을 물어보기 때문이다. 노동착취와 인권침해 여지가 엿보이는 대목이다.
강 의원이 입수한 국가인권위원회의 '어업 이주노동자 인권실태 1차 모니터링 결과 보고서'는 2020년 7월 6일부터 9일까지 군산 개야도 및 고군산군도 등 서해안 섬 지역의 고용허가제 어업 이주노동자 63명(개야도 49명, 고군산군도 14명)을 대상으로 조사됐다. 설문 조사 당시 두 섬에 있는 실제 이업 이주노동자는 약 150명으로 추산됐다.
이들은 하루 평균 노동시간 12시간, 휴식시간 7시간, 한달 평균 휴일은 1일로 월평균 노동시간은 3,599시간에 달했다. 1년 내내 휴일이 하루도 없다는 응답이 90.5%였고, 비가오거나 태풍이 와서 출어를 못하면 그물 손질 등 다른일을 한다고 답했다.
한달 내 쉬지 않고 일해서 받은 실제 월 임금은 187만9,742원이다. 임금이 늦게 지급되거나 불규칙한 것은 물론 계약보다 늦게 지급하거나 아예 받지 못하는 경우도 있었다.
폭언과 욕설은 물론 본업이 아닌 밭일이나 집안일을 강요하는 경우도 있고 외출 또는 출도 제한을 하는 사례도 있었다.
강 의원은 "개야도 등 이주노동자의 현 주소는 노동부와 한국산업인력관리공단 등 국가기관이 외국인고용허가제란 이름으로 '현대판 노예' 내지는 '인신매매'수준의 취업알선을 행하는 것과 같다"며 "이주노동자들의 권리구제 진정에 따른 권리보장과 도서지역 어업 이주노동자들의 노동관계법 위반ㆍ인권침해에 대한 철저한 조사, 엄중한 처벌 등 재발방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