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콜 대상, 미국 1.1만대ㆍ유럽 3.7만대ㆍ기타 3,000여대?
BMS 업데이트ㆍ이상 배터리 교체 등 국내와 동일
내년 전기차 본격화 앞두고 ‘불자동차’?이미지 벗기 위한 선제조치
현대자동차가 국내에 이어 해외에서도 ‘코나 일렉트릭(코나 EV)’ 차량을 상대로 대규모 리콜에 들어간다. 리콜 대상은 총 7만7,000여대로, 이는 지금까지 글로벌 시장에서 판매된 전체 물량의 약 70% 수준이다. 지난 8일 국내에선 배터리 품질 불량으로 추정된 화재사고 논란의 코나 EV(2만5,564대)에 대해 리콜 결정이 내려졌다.
9일 현대차에 따르면 현대차 북미법인(HMA)은 미국 고속도로교통안전국(NHTSA)에 코나 EV의 화재 위험에 대한 자발적 리콜 계획를 제출했다. 리콜 대상은 북미 지역에서 판매된 코나 EV(1만8,609대)의 약 60% 수준인 1만1,000여대다.
코나 EV의 자발적 리콜은 유럽에서도 진행된다. 대상은 3만7,000여대로, 내주 중에 실시된다. 유럽은 코나 EV의 최대 시장으로, 지금까지 5만8,743대가 팔렸다. 이 외에도 중국과 인도 등 기타지역에서도 3,000대의 리콜이 시작될 예정이다. 이에 따라 코나 EV의 글로벌 리콜 규모는 총 7만7,000여대에 달할 전망이다.
해외 리콜 내용을 살펴보면 △배터리관리시스템(BMS) 업데이트 △배터리 셀 점검 결과 이상 징후 발견 시 새 배터리로 교체 등으로, 국내와 동일하다. 이는 지금까지 발생한 코나 EV의 화재 원인을 국토교통부 산하 한국교통안전공단 자동차안전연구원(KATRI)에서 지목한 ‘배터리 셀 제조 공정성 품질불량으로 양(+)극판과 음(-)극판 사이에 있는 분리막 손상’이라고 판단해 진행되는 것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NHTSA에서 리콜 계획서를 승인해주면 즉시 해당 차량 소유주들에게 리콜 통지서를 발송할 계획”이라며 “리콜 비용이 크게 부담되는 수준은 아니지만 공개하긴 어렵다"고 말했다. 하지만 업계에선 전기차 한 대당 배터리 교체 비용을 약 2,000만원으로 추산할 경우, 리콜 비용은 최대 수백억원에 달할 것으로 점쳐진다.
현대차가 결함을 인정하고 발빠른 리콜에 나선 행보에 대해선 다소 이례적이란 평가도 나온다. 북미의 경우 지난해 7월 캐나다 몬트리올에서 주차 중이던 코나 EV가 화재로 폭발한 사고가 있었지만, 미국에서는 아직 한 차례의 화재 사고도 접수되지 않았다. 유럽 또한 지난해 9월 오스트리아에서 주행 중 화재가 발생한 사고가 있었을 뿐, 다른 나라에서의 화재 소식은 들리지 않았다.
하지만 내년을 전기차 시장 대중화의 원년으로 정한 현대차 입장에선 코나 EV 화재 사태의 조기 진화가 필요했던 것으로 보인다. 2021년은 현대차 최초의 전용 플랫폼(E-GMP) 전기차 ‘아이오닉5’를 비롯해 기아차 ‘CV(프로젝트명)’, 제네시스 ‘JW(프로젝트명)’, ‘eG80’ 등 다양한 신형 전기차가 출시된다. 2025년까지 총 44종의 전기차를 판매하고 글로벌 전기차 시장 점유율 10%의 ‘톱3’ 업체를 목표로 한 현대차에서 내년은 그 어느 해보다 중요하다.
업계 전문가는 “현대차그룹은 코나 EV 사태가 생각보다 커지면서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추진하려던 전기차 전략에 비상이 걸렸다”며 “수천억원이 투입된 E-GMP 전기차 플랫폼 상용화를 앞두고 ‘현대차 전기차=불자동차’라는 이미지가 씌워질 것을 우려해 한 발 앞서 전세계 리콜을 실시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현대차는 화재 사고 재발을 방지하기 위해 배터리 셀 분리막 손상 외에도 다른 화재 원인을 찾는데도 총력을 기울인다는 방침이다. 코나 EV는 LG화학 ‘NCM622(니켈ㆍ코발트ㆍ망간 비율이 6:2:2)’ 배터리셀을 사용한다. 배터리팩은 현대모비스와 LG화학의 합작사인 ‘에이치엘그린파워’에서 공급한다. 배터리를 관리하는 시스템(BMS)은 현대차에서 자체 개발해서 적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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