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9㎞ 광역울타리 설치에도 뜷려 허탈?
강원도, 맷돼지 통한 전파 가능성 주목
국내 양돈농가에서 아프리카 돼지열병(ASF)이 1년 만에 재발하자 바이러스 차단과 사태 종식에 사활을 걸었던 방역당국과 축산농가가 허탈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8일 ASF 확진 판정을 받은 어미돼지를 기르던 강원 화천군 상서면의 농장은 ASF 광역울타리 내에 자리하고 있다. 광역울타리는 바이러스에 감염된 멧돼지 폐사체로부터 반경 3㎞ 내 농가를 보호하기 위한 철제 차단막이다. 지난해 9월 이후 경기 파주에서 강원 고성까지 접경지역에 619㎞에 이르는 울타리가 만들어졌다.
뿐만 아니라 정부는 지난해 화천 등 접경지역 17개 읍면에서 총기를 사용한 멧돼지 포획을 허용하는 강수를 뒀다. 이렇게 선제적으로 포획한 멧돼지는 2만8,397마리에 달한다.
지난 여름 수해가 발생하자 무너진 울타리를 긴급 보수에 나서는 등 ASF로부터 양돈농가를 지키려 했으나 이번 사태로 방역망은 속절없이 무너지고 말았다. 강원도 농정국의 한 관계자는 "지난 1년간 축산과 환경당국이 2만마리가 넘는 멧돼지를 포획한 것은 물론 차단방역에 최선을 다했는데 아쉽다"며 "더 확산하지 않도록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방역당국은 현재로선 야생 멧돼지를 통한 감염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실제 이날 ASF가 발생한 농장 인근엔 멧돼지가 심심치 않게 출몰해왔다. 앞서 지난 7월28일엔 농장에서 불과 250m 떨어진 곳에서 폐사체가 발견되기도 했다. 방역대에 자리한 상서면을 포함해 화천에서 잡힌 멧돼지는 1,200마리가 넘는다.
일각에선 조류나 해충이 바이러스를 옮겼을 가능성도 제기한다. 멧돼지 폐사체 등을 먹이로 한 까마귀가 일대에 많이 서식하고 있기 때문이다.
강원도는 다만 북한으로부터 바이러스 유입됐을 가능성은 높지 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 상서면에 흐르는 다목천 규모가 크지 않고 물길이 북쪽으로 이어지지 않는다는 이유에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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