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꼰대소설? 웃어 넘긴 조정래 "이영훈은 민족반역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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꼰대소설? 웃어 넘긴 조정래 "이영훈은 민족반역자"

입력
2020.10.12 16:01
수정
2020.10.12 21:46
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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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단 50주년 맞이 기념 간담회

조정래 작가가 12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한국 문학의 거대한 산맥 조정래 작가 등단 50주년 기자간담회'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뉴시스

조정래 작가가 12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한국 문학의 거대한 산맥 조정래 작가 등단 50주년 기자간담회'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뉴시스


"개정작업 때문에 수십 년 만에 처음으로 32권 모두를 정독했더니, 제게도 낯설더군요."

12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만난 조정래(77) 작가의 등단 50주년 소회다. 조 작가라는 존재는 한국 대하소설 그 자체다. 현대문학에 1983년 연재를 시작, 1989년까지 총 10권으로 완결된 ‘태백산맥’은 한국 대하소설의 이정표다. 해방과 6ㆍ25전쟁 시기를 배경으로 당시만해도 금기시됐던 이념 대립과 민족 분단의 아픔을 정면으로 다뤘다.

조 작가는 뒤이어 ‘아리랑’(전12권)과 ‘한강’(전 10권)까지, 대하소설로 한국 근현대사 3부작을 완성했다. 독자들 반응도 열광적이었다. '태백산맥' 860만부를 포함, 근현대사 3부작의 총판매부수는 1,550만부를 기록했다.

조 작가가 정독했다는 32권은 바로 이 근현대사 3부작을 가리킨다. 처음부터 다시 읽은 이유는 등단 50주년을 맞아 이들 3부작의 전면 개정판을 내야 했기 때문. 조 작가는 "새 작품을 쓰기 위해선 이전 작품을 배척해야 하는 게 예술가의 숙명인 탓에 대하소설 3부작 모두 출간 이후 거들떠보지도 않았다"며 "'태백산맥'은 30년 만에 새로 읽었다"고 말했다.

전면 개정 작업은 문장 중심으로 진행됐다. '태백산맥'의 경우 전라도 향토색을 더 강화했다. '태백산맥'은 출간 당시 표준어로 ‘고막’이던 것을 토착어 발음인 ‘꼬막’으로 써서, 사전까지 바꿔 버린 작품이다. 이번 개정판에서는 더 진한 전라도 방언과 구어체를 구사했다. 불필요하다 싶은 부분은 과감히 빼고, 일부 장면 묘사는 보강했다. 주인공을 제외한 몇몇 인물은 성(姓)과 이름을 바꾸기도 했다.

전면 개정판과 함께 신작 산문집 ‘홀로 쓰고, 함께 살다’도 내놨다. 문학론에서부터 사회와 역사를 바라보는 관점 등 독자들로부터 받은 100개의 질문에 조 작가가 직접 대답하는 방식으로 구성됐다. 조 작가는 "내 소설을 보고 일부 독자들은 ‘꼰대소설’이라 한다던데, 노력을 무척 강조한 이번 산문집을 두고도 꼰대라 할지 모르겠다"며 웃었다. 하지만 "나도 역시 40프로의 재능과 60프로의 노력으로 지난 50년간 써 왔고, 여든을 앞두고도 늘 새로운 작품을 써 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꼰대란 소리에 개의치 않겠단 얘기다.


조정래 작가가 12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한국 문학의 거대한 산맥 조정래 작가 등단 50주년 기자간담회'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뉴시스

조정래 작가가 12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한국 문학의 거대한 산맥 조정래 작가 등단 50주년 기자간담회'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뉴시스


한편 조 작가는 이날 이영훈 전 서울대 교수에게 강한 반감을 드러냈다. 이 전 교수는 '반일종족주의'를 비롯, 여러 글에서 조 작가의 작품을 정면으로 비판해 왔다.

그래서인지 이 전 교수에 대한 의견을 묻자 조 작가는 감정적 비난을 쏟아냈다. 조 작가는 이 전 교수를 "신종 매국노이자 민족반역자”라 부르며 “'태백산맥'을 쓸 때 국가보안법 위반으로 고발당한 뒤 무려 11년이나 조사받았지만 모두 무혐의 판정을 받았다"며 "내가 소설에 쓴 내용은 모두 철저한 역사적 자료를 바탕으로 한 객관적 진실”이라고 강조했다. 한걸음 더 나가 "반민특위는 민족정기를 위해 왜곡된 역사를 바로잡고자 반드시 부활시켜야 한다. 그래서 150만 정도 되는 친일파를 단죄해야 한다"고도 주장했다.

한소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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