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1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의 법무부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안경을 고쳐쓰고 있다. 뉴스1
법무부를 상대로 한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오전 국정감사가 추미애 법무부 장관의 아들 서모(27)씨의 군 휴가 특혜 의혹을 둘러싼 격한 공방 끝에 파행됐다. 야당 의원들은 "서씨의 군 휴가 연장을 보좌관에 지시하지 않았다"는 추 장관의 과거 발언을 놓고 "거짓말에 대해 사과하라"고 날을 세웠고, 여당 의원들은 "무혐의로 결론 난 만큼 정쟁을 멈추라"고 맞섰다.
12일 법사위 국감에서 서씨의 군 휴가 특혜 의혹에 대한 포문을 먼저 연 것은 전주혜 국민의힘 의원이었다. 전 의원은 "(과거 국회에 출석해) '보좌관과 연락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라고 답했는데, 검찰 보도자료를 보면 6월 14일 병가 연장 보고를 받고 6월 21일 보좌관과 연락을 주고받았다. 국회 거짓 진술에 대해 이 자리에서 사과할 생각 있냐"고 물었다.
이에 추 장관은 "거짓 진술을 하지 않았다. (당시 발언의 취지는) 법령을 위반하거나 부정한 청탁, 지시는 없었다는 것"이라고 맞섰다. 지원장교의 번호를 보좌관에 전달했다는 검찰 수사 결과에 대해서도 "저 문자는 제가 지시하지 않았다는 걸 증명하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추 장관은 "제 카톡에 이런 문자가 있다는 것이 포렌식돼서 나왔는데, (발언 당시에는) 기억하지 못했다"며 "(문자에도) 지원장교님이라고 돼 있다. 제가 아는 사람이라면 '님'자를 안 붙였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문자에) 보좌관이 '한번 더 요청했다'고 답변이 왔다는데, 제가 지시를 했다면 '지시 이행했다'고 답변이 왔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추 장관의 답변에 전 의원이 "장관의 정직성은 검찰개혁 책임자로서 관계가 있다. 지시인지 아닌지, 그 전 발언이 허위인지 아닌지는 장관이 아닌 국민이 상식선에서 판단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21일 아들과 통화한 기억이 없다"는 추 장관의 답변에 대해서는 "이게 28번째 거짓말이 아니길 바라겠다"고 꼬집었다.
이후 여야 의원들 사이에선 고성이 오갔다. 장제원 국민의힘 의원은 여당 쪽을 향해 "김남국 의원 너무 심하다. 말끝마다 개입해서 추 장관 답변을 왜 자기가 하냐"고 지적했다. 윤한홍 국민의힘 의원은 "우리 당은 여당의 3분의 1이어서 여당이 두 번 질의할 때 우리는 한 번 질의한다. 그런데도 사사건건 끼어든다. 정말 해도해도 너무한다"며 "우리가 의원이지 법무부 직원이냐. 아무리 방탄 국감을 한다고 하지만 이건 너무 심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고성이 오가자 김남국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야당에서는 민생이라든가 질의를 하지 않고 오로지 추 장관과 관련된 정쟁과 관련된 이야기만 한다"면서 "예의라는 건 상호 서로 존중하라는 것인데, 예의를 왜 잘 지키지 않냐. 왜 반말하면서 왜 다른 사람에게 모욕을 주면서 예의 없는 행동을 하면서 예의를 지키라고 하냐"고 날을 세웠다. 소병철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미) 무혐의가 난 사건"이라며 "국감이 이상하게 흘러간다"고 지적했다. 공방이 계속되자 윤호중 법사위원장은 "지금 더 이상 감사를 진행하기 어렵다"며 감사 중지를 선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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