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 대주주 요건 변경 둘러싼 설왕설래 두고
"경제ㆍ재정 원칙 시대상황 따라 바뀌어" 지적
이재명 경기지사는 "기획재정부의 경제와 재정을 보는 관점은 과거 고도성장기의 사고에 그대로 머물러 영원한 어린이 피터팬을 보는 것 같다"고 12일 지적했다. 대주주 양도차익 과세 확대를 두고 여당과 엇박자를 내는 기재부를 겨냥한 발언이다.
이 지사는 이날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100만분의 1 지분이 대주주일 수 없다'라는 제목의 글을 통해 이같이 밝혔다. 이 지사는 "실질적 대주주에 대한 주식양도차익 과세는 바람직한 정책이고 이에 대해 이해 관계자들도 동의한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다만 대주주 범위를 넓히려고 지분율이나 총액 기준을 완화할 때도 합리적이어야 하며, 대주주 아닌 주주에게 과세하려면 합당한 새 논거를 개발하고 설득할 수 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 지사는 이어 "시가총액 300조원을 넘는 삼성전자의 경우는 100만분의 1 지분마저 대주주로 간주해 '그게 무슨 대주주냐'는 반발할 빌미를 줬다"며 "정책에 대한 수용성을 고려하지 않고 고정관념에 빠져 불친절하게 관성적으로 대상을 확대하다 생긴 일"이라고 꼬집었다.
실제로 기재부가 추진하는 주식 양도차익 과세 대상인 대주주 기준을 10억원에서 3억원으로 낮추는 방안을 그대로 도입할 경우 삼성전자에서 지분율 0.0001%가 채 안 되는 주주도 대주주로서 총수 일가와 같은 세율의 양도세를 내야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자신의 대표적인 정책인 '기본소득'을 비롯해 제2차 긴급재난지원금 등을 두고 사사건건 홍남기 경제부총리 및 기재부와 각을 세웠던 이 지사는 이를 고리로 관련 비판을 이어나갔다.
이 지사는 "재정 정책도 마찬가지"라면서 "전 세계가 경기 방어를 위해 확장 재정 정책과 가계 소득지원(이전소득)을 추진하면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 국가부채율이 110%를 넘어서고 있는데도 우리 기재부만 유독 성장시대 전통 담론인 균형재정론과 국가부채 최저화 신념을 고수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결과적으로 경제 위기 극복 수단인 재정 정책에 스스로 족쇄를 채우고, 세계 최악인 가계부채 비율을 방치한 채 보수 야권의 경제 정책 발목 잡기에 동조하는 결과를 낳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경제와 재정 정책은 결국 국민 삶을 개선하기 위해 국민의 권한을 대신 행사하는 것이니 세월에 따라 능력도 감각도 더 가다듬고 성장해야 함을 기억하시기 바란다"고 거듭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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