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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옵티머스 김재현, 해외 비자금 조성” 진술 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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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검찰 “옵티머스 김재현, 해외 비자금 조성” 진술 확보

입력
2020.10.12 20:38
수정
2020.10.13 00:39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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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현권 고문 "셉틸리언과 측근 회사 활용" 진술
자금 세탁 지목 업체 "국내 사업에 투자" 반박
유-김 대립 탓 음해일 수도... 檢, 자금추적 올인

옵티머스자산운용의 정관계 로비 의혹이 점점 커지는 가운데, 12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옵티머스 사무실이 굳게 닫혀 있다. 뉴시스

옵티머스자산운용의 정관계 로비 의혹이 점점 커지는 가운데, 12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옵티머스 사무실이 굳게 닫혀 있다. 뉴시스

1조 2,000억원대 펀드 사기 혐의로 구속기소된 김재현(50) 옵티머스자산운용(옵티머스) 대표가 펀드 판매액 일부를 해외로 빼돌려 비자금 조성을 시도했다는 진술을 검찰이 확보한 것으로 확인됐다. 다만 서울중앙지검 수사팀은 김 대표 측과 이해관계가 엇갈리는 쪽에서 나온 진술인 데다, 구체성이 떨어지는 점을 감안해 일단은 자금 추적에 집중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12일 법조계와 복수의 전ㆍ현직 옵티머스 관계자 등에 따르면, 김 대표와의 펀드 사기 공모, 횡령 등 혐의로 구속기소된 유현권(39) 스킨앤스킨 총괄고문은 검찰 조사에서 김 대표의 해외 비자금 조성 시도 사실을 진술했다. 유 고문은 “김 대표 쪽 사람들이 (옵티머스와는 별개로) 운영하는 A사의 해외 사업 투자 명목으로 김 대표의 횡령 자금이 해외에서 세탁된 것으로 안다”는 취지로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이런 이야기를 옵티머스 내부 관계자들한테서 들었다며 자금 유출 통로로는 옵티머스의 페이퍼컴퍼니(서류상 회사)인 셉틸리언을 지목했다.

옵티머스의 ‘돈세탁 창구’로 거론되는 셉틸리언은 김 대표의 부인인 윤모씨, 구속기소된 윤석호(43) 옵티머스 이사(변호사)의 부인 이모 전 청와대 행정관이 절반씩 지분을 보유한 회사다. 옵티머스 자금 500억원이 모였다가 다시 빠져나간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상당 금액이 부실 채권 인수에 쓰였다. 검찰도 자금 추적 과정에서 셉틸리언과 관련해 의심스런 정황을 일부 포착한 것으로 전해졌다.

실제로 유 고문의 진술을 뒷받침한다고 볼 만한 단서도 발견됐다. 한국일보 취재 결과, 지난해 1~6월 셉틸리언은 3회에 걸쳐 A사 측에 19억원을 송금한 것으로 드러났다. 6억원은 중도 반환됐으나 나머지 13억원은 그대로 남아 있는 상태다. 김 대표는 작년 8월과 12월, A사의 필리핀 사업 답사 명목으로 현지를 두 차례나 찾기도 했다. 올해 2월까지 A사 대표를 지낸 B씨가 필리핀에 장기 체류한 사실도 유 고문 측은 해외 비자금 의혹의 근거로 들고 있다.

그러나 A사 측은 “사실무근”이라면서 의혹을 정면 반박했다. 회사 관계자는 셉틸리언의 13억원 송금과 관련, “3억원은 유상증자에 참여한 것이며, 10억원은 국내의 다른 사업에 투자한 것으로 증빙 서류도 다 남아 있다”며 “해외 비자금 의혹은 얼토당토않은 음해성 소문”이라고 해명했다. B씨도 본보와의 통화에서 “셉틸리언과의 자금 거래에 대해선 이미 금융감독원 조사 때 모두 소명이 됐다”고 말했다. 필리핀 장기 체류에 대해서도 “코로나19 때문에 귀국하지 못하다가 6월에 입국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유 고문이 이렇게 진술한 배경에는 최근 김 대표와의 관계가 완전히 틀어진 사실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화장품업체인 스킨앤스킨은 6월 윤석호 이사의 소유 업체인 이피플러스의 마스크 유통사업에 150억원을 투자한 것과 관련, 극심한 내부 분쟁에 휩싸여 있다. 유 고문과 김 대표의 혐의에는 ‘스킨앤스킨 자금 150억원 횡령’도 포함돼 있는데, 두 사람은 서로 책임을 떠넘기고 있는 상황이다. 이 때문에 검찰은 유 고문의 진술을 신뢰하기보단, 자금 추적을 통해서 의혹의 실체를 규명하는 쪽으로 수사 방향을 정한 상태다.

김정우 기자
안아람 기자
정준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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