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화상 국감 진행...이 대사, 美서 외통위 질의 답변
첫 발언에선 "주재국 공관 나설 일 아니다" 답변도
이수혁 주미대사가 12일(현지시간) 일본 정부의 위안부 피해자 소녀상 철거 시도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첫 발언에선 ‘주재국 공관이 나설 일은 아니다’라는 취지로 답변해 뒷말도 나왔다.
이 대사는 11일 밤부터 화상으로 진행된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국정감사를 마치며 발언 기회를 요청했다. 그는 먼저 “해외 소녀상 설치는 우리 시민사회의 자발적 움직임에 따라 추진하는 것으로, 정부는 그러한 시민사회의 자발적 의지를 존중한다”고 말했다. 이어 “일측이 소녀상 철거를 시도한다면 이는 위안부 문제의 진정한 해결에 역행하는 것”이라며 “이러한 시도가 계속 벌어진다면 우리도 정부 차원에서 적극적으로 대응하는 방안을 강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국감 초반 김영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일본 정부의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기림 소녀상 철거 시도를 언급하며 주미대사관 차원의 대책을 질의했다. 이에 이 대사는 “대사관이 건립과 관련해 직접적으로 개입하면 자칫 주재국과 마찰이 생길 수 있어 시민단체의 자발적 움직임에 따라 협조하는 차원에 머물러 있지 앞에서 선도하거나 하는 자세는 아닌 것이 정부의 지시로 이해하고 있다”고 답했다. 이 과정에서 “외교적 분쟁이 생길 수 있어 주재국 공관이 직접 개입은 안 하고 있다”고도 했고 이 발언이 곧바로 보도돼 비판이 일자 국감 말미에 해명에 나선 것이다.
이 대사는 또 국민의힘 조태용 정진석 의원의 질의 과정에서 질문을 끊고 목소리를 높여 답변하다 사과하기도 했다. 이 대사의 외교부 후배인 조 의원은 국감 초반 문재인 대통령의 9월 유엔총회 6ㆍ25전쟁 종전선언 발언에 비핵화 언급이 빠졌다는 점을 지적했다. 그는 “비핵화 진전이 따라오지 않는 종전선언을 미국이 지지하느냐”고 물었다. 이에 이 대사가 “왜 가상적인 질문을 하느냐”고 불편한 기색을 내비쳤고 급기야 민주당 소속인 송영길 외통위원장이 “논쟁 식으로 하지 말라”고 조언도 해야 했다.
정진석 의원은 미국이 ‘쿼드 플러스(미국 인도 일본 호주+한국 베트남 뉴질랜드)’에 한국 참여를 원하는지 질의하자 이 대사는 “미국은 한국을 초청한다고 말한 적이 없다” “아직 미국 입장이 정리되지 않았다” “쿼드는 한국을 배제하기 위해 만든 것이 아니다” 등의 답변으로 버텼다. 이 과정에서 “경우에 맞지 않는 얘기를 하신다”고 했고 정 의원은 다음 질의에서 사과를 요구했다. 결국 이 대사는 국감 마지막에 “죄송하다”고 사과했다.
이날 국감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따라 외통위 위원들이 현지 출장 대신 국회에서 국감을 진행하면서 화상회의 형식으로 열렸다. 해외 공관을 대상으로 한 국감이 화상으로 열린 것은 처음이다. 특히 한국 오전 시간을 맞추기 위해 워싱턴 현지에선 한밤중에 이 대사 등이 국감에 참여했고 현지시간 오전 1시가 넘어서야 국감을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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