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연합(EU)가 '부정선거'를 규탄하는 반(反)정부 시위대를 폭력적으로 진압한 혐의로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벨라루스 대통령에 제재를 가하기로 합의했다. 또한 러시아의 야권 운동가 알렉세이 나발니에 대한 독극물 공격 의혹 사건과 관련해 러시아도 제재키로 했다.
12일(현지시간) AFP통신에 따르면 EU 27개국 외무장관들은 이날 룩셈부르크에서 회의를 열고 이 같은 결정을 내렸다.
EU는 앞서 지난 8월 대선 이후 부정선거 정황과 반정부 시위대에 대한 탄압으로 제재를 받은 벨라루스 관리들에 루카셴코 대통령을 포함시키기로 했다. EU는 지난 2일 벨라루스 관리 40명에게 여행금지와 자산동결 등의 제재를 부과했지만, 루카셴코 대통령은 배제했었다. 이 사태를 평화적으로 해결할 수 있도록 여지를 준 셈이었다. 그러나 지난 11일 벨라루스 수도 민스크에서 경찰이 평화적 시위대에 물대포와 수류탄 등으로 강경 진압하고 수백명을 체포하자 EU는 입장을 바꿨다고 AFP통신이 전했다.
'유럽의 마지막 독재자'로 불리는 루카셴코 대통령이 이번 대선에서도 압승으로 결과가 나오자, 시민들은 거리로 나와 "부정선거"라며 불복 시위를 벌였다. 현재 이들은 두 달 넘게 시위를 이어오고 있다. EU는 "평화적인 시위대에 대한 벨라루스 당국의 폭력을 강력하게 비판한다"며 시민들의 석방을 요구했다.
EU는 또한 나발니에 대한 독극물 공격 배후로 러시아를 지목한 독일과 프랑스의 제재 건의를 받아들였다. 독일과 프랑스는 나발니가 중독된 신경작용제 노비촉의 개발과 관련된 러시아 인사들을 제재하는 방안을 내놓았다. EU 외무장관들은 "국제 화학무기 감시기구인 화학무기금지기구(OPCW)가 나발니의 몸에서 노비촉 계열의 신경작용제가 검출됐다고 발표한 것과 관련해 러시아 정부는 믿을 수 있는 설명을 내놓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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