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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 찌운 유아인 "마이너의 경계 넘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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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 찌운 유아인 "마이너의 경계 넘고 싶었다"

입력
2020.10.14 11:00
2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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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소리도 없이' 주연배우 유아인. UAA 제공

영화 '소리도 없이' 주연배우 유아인. UAA 제공


이상하게 들릴 지 몰라도 최근 스크린 밖에서 만난 유아인(35)은 TV로, 영화로 보던 평소의 유아인 그대로였다.

'평소의 유아인' 그대로가 새롭게 보인 건, 15일 개봉하는 영화 ‘소리도 없이’(감독 홍의정) 속 ‘태인’을 연기한 유아인이 전혀 다른 모습이어서다. 태인이 되기 위해 유아인은 머리를 밀고 15㎏ 가량 찌웠다. 빼는 것 못지 않게 늘리는 것도 어려웠다. 하루 두 끼 먹던 걸 네 끼로 늘렸고, 야식을 꼭 챙겨먹었다. 살이 찔까봐가 아니라 빠질까봐 하루에도 여러 번 체중계에 올랐다. 그렇게 뭔가 모자란 듯, 사연이 있는 듯한 인물 태인을 연기해냈으니 평소의 유아인이 낯설 법도 하다.

유아인은 시나리오부터가 도전장이라 했다. 그는 “빛과 소리를 다루는 매체가 영화인데, 제목을 ‘소리도 없이’라고 단 것 자체가 상당히 도발적이었다”고 말했다. 영화 제목처럼 극중 캐릭터 태인은, 어떤 이유에선지 말을 한 마디도 하지 않는 인물이다. 하지만 그 어떤 말보다도 거대한 말이 숨겨져 있는 듯한 인물이기도 하다. 유아인은 태인을 일러 "심각한 수준으로 표현의 의지를 상실한 인물”이라고 표현했다.

유아인은 욕심이 났다. “색다른 모습을 보여야겠다는 개인적 숙제"가 떠올라서다. 그는 스스로를 “이미지적으로 많이 소비된 배우"라 규정한 뒤 "그렇기에 태인에게는 다른 접근이 필요했다”고 말했다. 그러고보면 범죄 조직의 하청을 받으며 살아가다 유괴 사건에 휘말리는 태인이란 인물은 이제껏 유아인이 맡아 온 배역들과는 사뭇 다르다. 유아인이 그간 ‘사도’, ‘베테랑’, ‘버닝’ 등에서 선 굵은 역을 해왔다면, 태인은 그에 비해 너무나 ‘마이너’한 인물이다.


영화 '소리도 없이' 스틸컷. 에이스메이커무비웍스 제공

영화 '소리도 없이' 스틸컷. 에이스메이커무비웍스 제공


태인은 있는 듯 없는 듯, 선악의 구별마저 흐릿한 채 주어진 현실만 살아갈 뿐인 인물이다. 유아인은 “소외된 채 주변부에 존재하는 인물들이 더 현실적이기도 하고, 그런 인물을 연기하는데 따른 성취감도 있었고, 동시에 '마이너하다'는 경계를 넘어서고 싶은 욕심도 있었다"고 말했다.

태인이 대사 한 줄 없다는 사실은 크게 부담되지 않았다. “대사가 없으니 뭔가 표현할 때 몸을 써야 했는데, 그 몸의 움직임이 오히려 재미있었어요." 그보다 관건은 태인에게서 전형성을 벗겨내는 작업이라 생각했다. 그 덕에 원래 촬영에 들어갈 무렵 상상된 태인과 실제 영화 속에서 구현된 태인은, 전혀 다른 인물이라 할 수 있을 정도로 바뀌었단다. "감독님하고 계속 의논하면서 지속적으로 태인을 만들어 나갔다"고 했다.

그렇게 만들어낸 태인은 유아인의 마음에 들었을까. "기존의 것을 지키기보다 다른 것이 되고 싶고 새로운 출발을 맞이하고 싶었어요. 이번 영화는 그런 의지에 잘 부합한 작품 같아요."

고경석 기자
김단비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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