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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문 영향력 확대' 테이블에 올리는 민주당...외연확장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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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문 영향력 확대' 테이블에 올리는 민주당...외연확장은?

입력
2020.10.16 01:00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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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29일 서울 여의도 더불어민주당 당사에서 열린 제4차 전국대의원대회에서 신임 당대표로 선출된 이낙연 의원이 자가격리로 인해 자택에서 당대표 수락연설하는 장면이 모니터에 비춰지고 있다. 연합뉴스

8월 29일 서울 여의도 더불어민주당 당사에서 열린 제4차 전국대의원대회에서 신임 당대표로 선출된 이낙연 의원이 자가격리로 인해 자택에서 당대표 수락연설하는 장면이 모니터에 비춰지고 있다. 연합뉴스


"민주당을 스스로 혁신하며 진화하는 미래 정당, 스마트 정당, 100년 정당으로 만들어 가리라 기대한다."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12일 당 조직 혁신을 담당할 '2020 더혁신위원회'(혁신위)를 출범시키며 이렇게 의미를 부여했다. 혁신위는 이 대표가 내놓은 재집권 전략의 밑그림을 그리는 역할을 할 것으로 주목을 받고 있다. 하지만 벌써부터 혁신위 활동을 경계하는 목소리가 당내에서 나온다. 혁신위의 '혁신'이 재집권을 위한 외연 확대가 아니라 친문재인(친문) 성향 당원들의 입김 강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게 우려의 골자다.


혁신위 아젠다, '온라인 당원 과소대표'

민주당 당원은 약 200만명이다. 당비를 납부하는 권리 당원은 80만명이고, 이 중 절반인 40만명 가량이 인터넷으로 가입한 온라인 당원으로 추정된다. 온라인 당원의 비중 대비 영향력이 작다는 '과소 대표' 문제가 이번 혁신위에서 논의될 뜨거운 감자다. 이에 온라인 당원들의 의사를 실시간으로 확인하는 온라인 플랫폼을 만들어 당론에 반영하는 방안과 당 의사결정 과정에서 온라인 당원이 행사하는 표의 영향력을 지금보다 높이는 방안 등이 거론된다. 진화하는 플랫폼과 이를 이용하는 당원들의 니즈를 고려한다는 측면에서 당연한 수순이다. 이런 방향성에 대한 이 대표의 의지도 상당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낙연 민주당 대표가 9월 10일 오후 국회에서 화상 연결로 소속 의원들과 열린 온택트 의원총회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오대근 기자

이낙연 민주당 대표가 9월 10일 오후 국회에서 화상 연결로 소속 의원들과 열린 온택트 의원총회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오대근 기자


구체적으로 당 대표 경선에서 소수의 대의원이 누리는 영향력이 권리당원보다 지나치게 많다는 점 등이 항상 문제로 지적된다. 현행 대표 경선 룰은 대의원의 득표 반영 비중(45%)이 권리당원(40%)보다 크다. 당 조직부총장을 지낸 소병훈 의원은 15일 "대의원은 국회의원 등 지역위원장이 주로 움직인다"며 "대의원 중심의 의사결정 구조에서 소수가 당을 좌우하는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대의원에 치중된 힘을 온라인 당원으로 분산해야 한다는 얘기다.


"뭘 더 대표한다는 얘기인가" 반론도

문제는 온라인 권리당원 대부분이 친문 성향이라는 점이다. 이들은 문재인 대통령이 새정치민주연합을 이끌던 2015년 8월 인터넷 입당을 가능케 한 정당법 개정 이후 입당했다. 매달 1,000원이라는 비교적 저렴한 당비로 권리당원 자격을 얻을 수 있다는 점도 이들의 입당에 촉매 역할을 했다. 매년 세를 확장한 온라인 권리당원들은 2017년 문 대통령의 대선 승리로 정점을 찍었고, 그 영향력은 올해 열린 8ㆍ29 전당대회에서도 확인됐다. 투표권을 가진 권리당원은 79만 6,886명에 달했고, 권리당원 투표에서 상위 5위를 차지한 5명이 모두 최고위원으로 당선됐다. 21대 총선을 앞둔 지난 3월 민주당 주도의 비례연합정당 참여 결정도 권리당원들의 압도적 찬성(74.1%) 덕이었다.

8월 29일 서울 여의도 더불어민주당 당사에서 열린 제4차 전국대의원대회에서 당대표와 최고위원 후보자들이 당원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8월 29일 서울 여의도 더불어민주당 당사에서 열린 제4차 전국대의원대회에서 당대표와 최고위원 후보자들이 당원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하지만 친문 그룹의 과도한 영향력 행사가 당에 부정적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는 점에서 우려의 목소리도 적지 않다. 이미 당론과 다른 '소신'을 드러내는 전ㆍ현직 민주당 의원들에게 '문자폭탄'을 보내는 등의 폐해는 일각의 비판에도 좀처럼 개선되지 않고 있다. 오히려 이에 편승하는 의원들까지 늘어나면서 당의 미래를 걱정하는 기류도 감지된다. 실제 익명을 요구한 수도권의 한 중진의원은 이날 "오프라인에서 열심히 뛰는 당원보다 온라인 당원 목소리가 이미 더 크다"며 "(혁신위에서) 무엇을 더 대표하게 해준다는 얘기인지 모르겠다"고 되물었다. 이어 "(친문 성향 온라인 권리당원들이) 당 주류인것처럼 행동하며 당의 의사결정을 왜곡시키고 있다"고도 비판했다.


대선 등 앞두고 외연확장도 중요한데...


당장 내년 서울ㆍ부산시장 보궐선거나 2022년 대선 등 주요 선거를 앞두고 중도층 선점은 승리에 필수 요건이다. 그간 수세에 몰려있던 국민의힘은 이미 김종인 비상대책위 체제를 통해 '좌클릭'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민주당 내부에서조차 '집토끼가 아닌 산토끼 관리에 이제 신경을 쓸 시기'라는 얘기가 나오는 이유다. 민주당의 한 중진의원은 이날 통화에서 "지금은 온라인 권리당원들의 권한 확대보다는 당의 역량이 강화되도록 책임 강화 부분을 논의할 때"라고 말했다. 정권재창출 등 당의 미래까지 함께 책임지는 당원들의 목소리가 커져야 한다는 얘기다.


홍인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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