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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홍영 검사 모친 "나라에서 믿고 맡기라더니, 1년만에 무너진 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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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홍영 검사 모친 "나라에서 믿고 맡기라더니, 1년만에 무너진 아들"

입력
2020.10.16 17:10
수정
2020.10.16 18:16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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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 상대 손배소 재판 첫 출석해 호소문 낭독
재판부, 당시 남부지검장·차장검사 증인 채택
수사심의위, 이날 가해 부장검사 기소 여부 결정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8일 고(故) 김홍영 검사가 근무하던 서울 양천구 서울남부지검 315호실에서 김 검사의 모친을 위로하고 있다. 법무부 제공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8일 고(故) 김홍영 검사가 근무하던 서울 양천구 서울남부지검 315호실에서 김 검사의 모친을 위로하고 있다. 법무부 제공

“당시 법무부 장관께서 ‘이렇게 훌륭하게 키워 보내주셔서 감사합니다. 이제 국가가 성실히 잘 키우겠습니다. 아무 걱정 마시고 편히 계십시오’라고 하였습니다. 그런데 검사생활 15개월여 만에 그 꿈 많은 아들이 무참히 무너진 것은 누구의 책임입니까?”

16일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20부(부장 김형석) 심리로 열린 국가 상대 손해배상 소송의 법정에서 고(故) 김홍영(사망 당시 33세ㆍ사법연수원 41기) 검사의 어머니 이기남씨는 울음을 참아가며 미리 준비한 편지를 한 글자씩 눌러 읽었다. 6월 첫 재판 이후 유족이 법정에 나온 건 이번이 처음이다. 이씨는 “우리 가족은 이 소송에서 진실이 규명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재판부에 "기록과 증거들을 잘 살펴봐 달라"고 호소했다.

김 검사는 2016년 5월 서울남부지검 근무 당시 직속 상관이었던 김대현(52ㆍ27기) 전 부장검사의 폭언과 업무 스트레스를 견디지 못하고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이에 유족들은 지난해 11월 국가를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냈다.

재판부는 이씨의 진술을 들은 뒤 “당시 서울남부지검장이었던 김진모 변호사와 1차장검사였던 조상철 현 서울고검장을 증인으로 채택하겠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다만 “증인신문은 서면 증언 방식으로 하겠다”고 했다. 먼저 진술 내용을 확인한 뒤, 원고 측에서 추가 이의가 있으면 그때 증인을 법정에 부르겠다는 결정이다. 원고 측은 “검찰 감찰에서와 같이 서면으로 진행하면 내용 자체가 부실할 가능성이 있다”고 반발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재판부는 이달 말까지 원고 측과 피고 측 각각의 신문 사항을 받은 뒤 김 변호사 등에게 보낼 예정이다. 다음 재판은 12월 18일에 열린다.

16일 고(故) 김홍영 검사의 어머니 이기남씨가 국가 상대 손해배상소송 재판이 열린 서울중앙지법 법정 앞에서 준비해 온 편지를 들어 보이고 있다. 윤주영 기자

16일 고(故) 김홍영 검사의 어머니 이기남씨가 국가 상대 손해배상소송 재판이 열린 서울중앙지법 법정 앞에서 준비해 온 편지를 들어 보이고 있다. 윤주영 기자

이날 대검찰청에서는 김 검사 사건의 가해자로 지목된 김 전 부장검사의 기소 타당성을 검토하는 검찰수사심의위원회가 열렸다. 지난해 11월 대한변호사협회가 김 전 부장검사를 폭행 혐의로 고발했지만 수사가 더디게 진행되자, 유족 측은 신속한 수사를 촉구하며 지난달 수사심의위 소집을 신청했다. 결과는 이날 오후 늦게 나올 예정이다.

수사심의위가 기소를 권고하고 검찰이 그에 따르면, 김 전 부장검사의 변호사 등록은 취소될 수도 있다. 변호사법 제18조 2항에 '공무원 재직 중의 위법행위로 형사재판에 넘겨지면 대한변협은 변호사의 등록을 취소할 수 있다'고 규정돼 있어서다. 2016년 8월 법무부로부터 해임 처분만 받은 김 전 부장검사는 ‘해임 3년’이라는 요건을 채워 지난해 12월부터 변호사로 활동 중이다.

윤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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