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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 구했다가 월세 날려" 대학생들 '자취방 딜레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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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 구했다가 월세 날려" 대학생들 '자취방 딜레마'

입력
2020.10.19 01:00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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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리두기로 손해보고 방 뺐는데…"
같은 일 되풀이될까봐 계약 고심
상경 지방학생은 선택권 조차 없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대학들이 비대면 강의를 진행하던 8월 31일 서울 성동구 한양대학교 인근 원룸촌의 부동산에 매물이 한가득 붙어있다. 뉴시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대학들이 비대면 강의를 진행하던 8월 31일 서울 성동구 한양대학교 인근 원룸촌의 부동산에 매물이 한가득 붙어있다. 뉴시스


서울 동대문구의 한 사립대학교 음악대학에 다니는 서모(19)씨는 사회적 거리두기 1단계 완화 소식에 기뻐하기도 잠시, 이내 고민에 빠졌다. 거리두기 완화로 일부 수업이 대면 방식으로 전환되긴 했지만 코로나 상황이 심각해지면 다시 비대면 방식으로 돌아갈 여지가 큰 만큼 당장 비싼 돈을 들여 학교 근처에 집을 구해도 되는지 갈피가 잡히지 않아서다. 서씨는 "주변에서도 거리두기 단계가 또 격상될까봐 자취방 구하는 걸 망설이는 친구들이 꽤 된다"고 말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우려로 1학기 동안 비대면 위주의 수업을 했던 대학들이 최근 정부의 사회적 거리두기 완화 방침에 발맞춰 조심스럽게 대면 수업을 재개하고 있다. 일부 대학은 실기 등으로만 제한했던 대면 수업 비중도 점점 늘리는 추세다. 하지만 대학생들 사이에선 대면 수업 전환을 반기면서도 당장 집 구하기가 가장 걱정이라고 토로하는 목소리가 적지 않다. 섣불리 집을 구했다가 거리두기 단계 강화로 학교 수업이 다시 비대면으로 전환되면 결국 비싼 월세만 날리게 되기 때문이다.

대학교 3학년인 심모(23)씨는 "지난 1학기 초 원룸을 구했는데 1학기 내내 비대면 수업이 이어져 어쩔 수 없이 세 달치 월세를 손해 보고 계약을 취소했다"며 "이번에도 같은 일이 되풀이될까 싶어 원룸 구하기가 망설여 진다"고 털어놨다. 대학생 박지연(22)씨도 "혹시 비대면 수업으로 다시 전환될까봐 주요 전공 수업이 대면으로 전환됐지만 아직 경기 안산시에서 서울 동대문구까지 통학 중"이라고 말했다. 각 대학 인터넷 커뮤니티에도 일부 수업이 대면 방식으로 전환된 점을 들어 다시 학교 근처에 자취방을 구해야 하는지를 묻는 고민글이 쏟아지고 있다.

사회적 거리두기 1단계 완화가 발표된 지난 11일, 한 대학 커뮤니티에 대면 수업 전환을 걱정하는 글들이 올라와 있다. 커뮤니티 캡처

사회적 거리두기 1단계 완화가 발표된 지난 11일, 한 대학 커뮤니티에 대면 수업 전환을 걱정하는 글들이 올라와 있다. 커뮤니티 캡처

지방에서 수도권 대학으로 진학한 학생들의 상황은 더 절박하다. 이들은 일부 과목만 대면 수업으로 전환돼도 어쩔 수 없이 집을 구해야 하는 상황이다. 서울 사립대학 이과대학에 재학중인 이모(23)씨는 "졸업 필수 실험 과목이 대면 수업으로 전환된다는 공지를 접하고 대학 근처에 자취방을 구했다"며 "월세가 부담되는 건 사실이지만 본가가 경남 지역이라서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고 말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차라리 코로나19 우려가 완전히 해소되기 전까지 전면 비대면 방식을 지속하는 게 낫겠다"는 여론도 늘고 있다. 서울의 한 사립대학 디자인학과에 재학 중인 A씨는 "대면으로 실기 수업을 받고 싶은 마음이야 크지만 수업 방식에 따른 혼선이 너무 큰 만큼 아예 코로나 확진자가 0명이 될 때까지 비대면을 유지하는 게 좋겠다"고 말했다. 대학생 신예빈(21)씨도 "학기 중에 갑자기 수업 방식이 바뀌니 혼란이 크다"며 "이번 학기까지는 비대면 방식을 유지하고 다음 학기 땐 학기 시작 전에 전환 여부를 결정해 알려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대학들은 학생들의 사정을 이해하긴 하지만 수업 방식 전환 과정에서 발생하는 혼란은 학생들이 감수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서울의 B사립대학 관계자는 "학생들이 겪는 혼란을 알지만 정부의 바뀌는 방역 지침에 따라 대학으로선 수업 방식을 바꿀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최은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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