델루리 연대 교수 "김정은은 포퓰리즘 스타일"
CNN도 "선대와 차별화한 현대적 이미지 노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열병식 자리에서 왜 눈물을 보였을까. 북한이 지난 10일 노동당 창건 75주년 기념 열병식에서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공개한 것뿐만 아니라 세계 '최악 독재자'의 눈물 이유에도 주목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일부에선 김 위원장의 눈물을 정권 유지에 대한 '자신감'의 표현으로 해석한다.
미국 CNN방송은 17일(현지시간) "김 위원장이 국민에 사과하고 군에 찬사를 하면서 눈물을 흘린 것은 김일성 주석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으로부터 이어온 '무오류성' 신화에는 어울리지 않는다"면서도 "김 위원장이 더 현대적인 정치인이라는 이미지를 살리는 데 도움이 된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김 위원장은 아버지와 달리 위성 발사부터 경제에 이르기까지 모든 것에서 실패를 인정하고 자신의 실수로부터 배우겠다는 의지가 있다"고 전했다.
존 델루리 연세대 국제대학원 교수는 CNN에 김 위원장의 눈물을 자신감으로 해석했다. 조선중앙TV를 통해 전 국민에게 공개될 것을 알면서도 의도적으로 눈물을 흘렸다는 것이다. 델루리 교수는 "김 위원장은 집권 첫 날부터 경제 발전을 약속했지만 이루지 못해 해마다 사과해 왔다"면서 "국민을 상대로 (자신의) 고통이 깊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은 일종의 포퓰리즘(대중영합주의)이며 김 위원장의 정치 스타일"이라고 분석했다.
CNN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등으로 전 세계가 고통을 겪는 가운데 국민 앞에서 눈물을 흘린 건 김 위원장뿐"이라며 이에 대해 정치적 해석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녹화중계된 열병식 당시 김 위원장은 북한 주민들을 향해 "이 영광의 순간이 당원 동지들과 노동계급, 장병들의 노력과 헌신에 의해 지켜지고 있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며 "방역 전선과 자연재해 복구 전선에서 우리 인민군 장병들이 발휘한 헌신은 감사의 눈물 없이는 대할 수 없는 것"이라고 말하며 울먹였다.
하지만 확대 해석을 경계하는 목소리도 만만찮다. CNN은 북한이 열병식에서 미국을 단 한 번도 언급하지 않음으로써 직접적인 자극은 피했지만 신무기 공개를 단행한 것을 두고 "북한의 극단적 특성을 제대로 요약한 것"이라고 했다. 북한이 한 자리에서 보인 '눈물'과 '미사일'이라는 상반된 메시지가 북한이 처한 양면적 상황을 나타냈다는 의미다. 그러면서 "군사장비를 보면 김 위원장의 눈물이 그가 온건해지고 있다는 것을 의미하지 않는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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