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中 BOE, 애플에 OLED 공급"…OLED도 '치킨게임' 되나
알림

"中 BOE, 애플에 OLED 공급"…OLED도 '치킨게임' 되나

입력
2020.10.22 04:30
수정
2020.10.22 09:15
18면
0 0

대만 외신 "아이폰12 일부 패널 BOE가 공급"
중국 정부 막대한 보조금으로 삼성 대비 70% 저렴
LCD 치킨게임으로 LGD 꺾고 1위 달성한 전력도

BOE 충칭 공장 외관. BOE 홈페이지

BOE 충칭 공장 외관. BOE 홈페이지

고 스티브 잡스 애플 창업자가 최고경영자(CEO)로 재직했던 시절부터 아이폰에 부품을 공급하는 건 까다로웠다. 애플의 검수 기준을 통과하기 위한 점수 따기는 그 만큼 어려웠다. 그랬던 아이폰에 중국산 디스플레이가 탑재된 것으로 알려졌다. 한 후 아래로 평가됐던 중국산 디스플레이의 경쟁력이 향상됐다는 반증으로 해석된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이에 따라 세계 중소형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패널 시장을 장악해 온 국내 디스플레이 업계에도 적신호가 켜졌다.

대만의 정보통신(IT)매체 디지타임즈는 20일(현지시간) 중국의 BOE가 아이폰12용 6.1인치 OLED 패널 소량을 출하했다고 보도했다. 이 매체는 익명의 관계자를 인용해 "내년 아이폰 신제품에서는 더 많은 물량을 BOE가 공급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동안 스마트폰용 중소형 OLED 시장은 삼성디스플레이에서 터줏대감으로 군림해왔다. 시장조사기관 옴디아에 따르면 올 2분기 기준 글로벌 스마트폰 OLED 시장에서 삼성디스플레이의 점유율은 72.1%에 달했다. 화웨이에 패널을 납품해온 BOE의 경우엔 11.9%의 점유율에 그쳤다.

BOE 제품의 이번 애플 아이폰 공급은 양 사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진 결과로 보인다. BOE는 미국 제재로 스마트폰 생산 차질에 직면한 화웨이의 대체 거래선이 절실했고 애플 역시 삼성디스플레이만 의존해 온 OLED 협력사를 다변화시켜야 했다. 삼성디스플레이로부터 사실상 스마트폰 OLED 패널을 독점 공급 받아 온 애플은 일정 규모의 아이폰을 판매하지 못할 경우 보상금 지급 계약까지 체결해야 했다. 실제 올 2분기 애플은 아이폰 판매 저조로 삼성디스플레이에 약 1조원의 보상금을 지불했다. 이에 애플은 아이폰12에선 LG디스플레이로부터 일부 물량을 납품받고 있다.

BOE 제품의 아이폰 장착으로 세계 디스플레이 업계엔 적지 않은 파장도 점쳐진다. 당장 일각에선 액정화면(LCD)에 이어 OLED 시장에도 BOE발 '치킨게임'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이미 BOE는 화웨이 등 스마트폰 제조사에겐 삼성디스플레이 대비 약 70% 가격(동급 사양 기준)에 제품을 제공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BOE의 낮은 생산 수율(불량품 없는 양산 비율)을 감안하면 불가능한 가격이지만, 중국 정부는 첨단 산업을 육성하기 위해 막대한 보조금을 BOE에 지원한다는 점에선 가능한 시나리오다. BOE는 이런 전략으로 LCD 시장에서 LG디스플레이를 꺾고 세계 1위 자리에 오른 바 있다.

BOE 역시 공개적으로 5년 내 스마트폰 OLED 시장에서 한국을 꺾겠다는 의지를 밝히고 있다. 창청 BOE 부총재는 지난 달 중국 쓰촨성에서 열린 '차세대 디스플레이 컨퍼런스'에서 "2024년까지 시장점유율 40%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결국 국내 업체들은 LCD에서 OLED로 넘어갔던 것처럼 폴더블 디스플레이 등 차세대 제품 개발에 나서 BOE를 완전히 따돌려야 한다는 지적에 힘이 실린다. BOE도 지난해 OLED 기반 폴더블 패널을 생산, 화웨이에 납품했지만 제품 완성도에서 삼성디스플레이에 떨어졌다. 디스플레이 업계 관계자는 "중국 업체들은 정부의 막대한 보조금으로 빠르게 시장 점유율을 뺏은 경험이 있다"며 "차별화된 제품으로 다시 격차를 유지하기 위한 국내 업체들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안하늘 기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