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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구가 안 보이는 한국영화계, 답은 넷플릭스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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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구가 안 보이는 한국영화계, 답은 넷플릭스뿐?

입력
2020.10.22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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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극장 개봉 대신 넷플릭스행을 택한 영화 '콜'. 넷플릭스 제공

최근 극장 개봉 대신 넷플릭스행을 택한 영화 '콜'. 넷플릭스 제공


코로나19 사태로 린 한국 영화계의 생태계 자체가 급변하리란 예측이 나온다.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가 극장을 대체해버리리라는 관측이다. 이미 꽤 괜찮은 영화들의 넷플릭스 행이 늘어나고 있다.

21일 영화계에 따르면 박신혜 주연의 영화 ‘콜’이 극장개봉 대신 넷플릭스 행을 택한데 이어, 베네치아영화제 초청작 ‘낙원의 밤’과 SF대작 ‘승리호’ 등의 영화도 넷플릭스 공개를 놓고 조율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넷플릭스 관계자는 "아직 결정된 사항은 없다"면서도 "'승리호' '낙원의 밤'과 관련해 논의를 진행한 사실은 있다"고 밝혔다.

영화 투자ㆍ배급사들이 극장 개봉을 포기하고 넷플릭스로 가는 건 극장에 관객이 가지 않아서다.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 ‘반도’ 등이 개봉한 여름 극장가에 잠시 관객이 몰린 걸 제외하면, 사회적 거리두기 1단계 완화 이후에도 관객 수가 회복될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 지난달 29일 개봉한 영화 ‘담보’만 해도 추석 연휴 기간 1위에다 3주째 정상권을 지키고 있다. 그런데 20일까지 누적 관객 수는 고작 148만명, 손익분기점인 170만명도 채 넘기지 못했다.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김예지 국민의힘 의원이 문화체육관광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 9월 기준 영화관 입장권 누적 매출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1조4482억원) 대비 70.7% 감소한 4,243억원에 불과했다.

극장이 살아나질 못하니 투자배급사들은 골머리를 앓는다. 특히 100억대 이상의 제작비를 들여 300만명 정도 관객을 모아야 수지를 맞출 수 있는 영화들은 절박하다. 240억원을 들인 ‘승리호’는 대목인 여름에 개봉하려다 코로나19에 밀려 지금껏 개봉일을 못 잡고 있다.

‘승리호’가 넷플릭스로 가면, 다른 영화의 넷플릭스행과는 의미가 다르다. 투자배급사의 한해 농사를 책임질 텐트폴 영화(최성수기에 개봉하는 대작 영화)가 넷플릭스로 가는 첫 사례여서다. 한 투자배급사 관계자는 “극장 개봉 해서 박스오피스 1위를 해봐야 손실을 보니, 차라리 넷플릭스 계약금으로 제작비라도 회수하는게 낫다는 말이 나온다"며 "지금 넷플릭스에 줄을 선 영화들이 한두 편이 아니라고 들었다”고 말했다.


영화 '승리호'. 메리크리스마스 제공

영화 '승리호'. 메리크리스마스 제공


기존 한국 영화 생태계의 붕괴는, 그래서 나오는 얘기다. 올 상반기에만 2,000억원대 적자를 낸 CJ CGV는 '3년 내 전국 직영점 30% 축소'를 공언했다. 롯데시네마와 메가박스 등도 구체적 논의가 진행 중이다. 반대로 지난 21일 넷플릭스가 '한국 포함, 아시아에서 유료 가입자가 크게 늘었다'고 밝힌 것과 대조적이다. 한 멀티플렉스 관계자는 “코로나19와 넷플릭스의 성장으로 인해 영화가 공개되는 플랫폼이 다변화될 것"이라 말했다. 신중론도 있다. 김형호 영화산업분석가는 “넷플릭스를 택할 수 있는 영화가 한정적이고, 대부분이 코로나19로 개봉 시기를 못 정한 일부 작품에 국한되어 있다"며 "아직까지 영화 생태계 변화를 단정하긴 이르다"고 말했다.

고경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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