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태섭 전 의원이 21일 더불어민주당을 전격 탈당해 정치권이 들썩이고 있다. 역설적이게도, 금 전 의원의 이름값은 탈당으로 오히려 치솟았다. 특유의 소신 캐릭터와 중도개혁 브랜드를 탐내는 야권의 러브콜이 잇따랐다. 금 의원 역시 “앞으로의 진로는 천천히 말씀 드리겠다. 정치 은퇴는 아니다”며 여러 가능성을 열어놨다.
금 전 의원은 한국일보와 전화통화에서 정치적 진로에 대해 “민주당이 옛 모습을 되찾고 잘 되길 바라는 마음이 우선”이라며 “아직은 언급할 단계가 아니다”고 말을 아꼈다. 금 전 의원은 “더 이상 당이 나아가는 방향을 승인하고 동의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며 이날 탈당계를 냈다.
국민의힘으로 이적하는 건 당장의 선택지가 아닌 듯하다. 금 전 의원은 “국민의힘은 민주당보다 더 많이 반성해야 할 당”이라며 선을 그었다.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금 전 의원을 가끔 만났다"고 한 데 대해 금 전 의원은 “김 위원장이 민주당 대표를 지냈으니 민주당 의원들과 단체로 만난 것이다. 국민의힘 대표가 제 진로 상담을 해 주실 분은 아니지 않나"라며 거듭 거리를 뒀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와의 재결합설도 피어올랐다. 금 전 의원은 2012년 대선에 출마한 안철수 무소속 후보를 도우면서 검사를 그만 두고 정치권에 입문했다. 2014년 안 대표의 새정치연합과 민주당이 합당하며 민주당에 몸을 담게 됐다. 다만 금 전 의원은 2015년에 쓴 책 '이기는 야당을 갖고 싶다'에서 안 대표의 소통 방식에 회의감을 드러낸 적 있다.
이에 금 전 의원이 제3 지대에서 기회를 엿볼 것이란 관측이 무성하다. 민주당ㆍ국민의힘의 양당 구조, 일사불란한 기득권 정치에 지친 유권자들에게 '할 말은 하는' 금 전 의원은 매력적인 대안일 수 있다. 1967년생으로, 나이도 상대적으로 젊다. 다만 소속 정당을 버렸다는 '배신 프레임'은 두고두고 부담이 될 수 있다.
금 전 의원이 '큰 꿈'을 키우고 있다는 얘기는 이미 오르내린 터다. 당장 내년 서울시장 보궐선거 출마설이 거론되기 시작했다. 금 전 의원은 서울시장 출마 가능성에 대해 “오늘은 탈당 이야기까지만 하겠다”고 여지를 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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