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금태섭 전 의원의 더불어민주당 탈당 소식에 여당보다 들썩인 건 야권이었다. 민주당의 대표적 소신파였던 금 전 의원이 민주당을 향해 “내로남불”이란 비판을 쏟아내고 떠나면서 여당에 상처를 남긴 것에 우선 반색했다. 그보다 더 큰 이유는 ‘영입 가능성’이 생겨서였다. 당장 금 전 의원을 야권 서울시장 후보로 거론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금 전 의원을 영입할 계획이 있느냐’는 기자들 질문에 “가끔 만나기도 했던 사람”이라며 “한 번 만나볼 생각은 있다”고 밝혔다. 금 전 의원은 2016년 김 위원장이 민주당 비대위 대표를 맡아 20대 총선을 지휘했을 때 공천을 받아 당선됐다.
국민의힘 의원들 사이에서도 ‘러브콜’이 이어졌다. 박수영 의원은 페이스북에 “우리 정치가 몇 안 되는 제대로 된 사람 하나를 또 잃는 게 아닌가 싶어 안타깝다”며 “조만간 우리가 함께할 날이 있을지도 모르니 그때까지 부디 건강하기를....”이라고 썼다. 조수진 의원도 “금 전 의원을 응원한다”는 메시지를 남겼고, 김웅 의원은 금 전 의원의 탈당의 변을 자신의 페이스북에 공유했다.
국민의힘만 반긴 것은 아니다. 새정치민주연합에 함께 몸 담았던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 측도 영입 가능성을 열어뒀다. 권은희 원내대표는 한국일보 통화에서 “금 전 의원과 우리 당의 방향이 비슷하기 때문에 한 번 만나볼 생각”이라며 “서울시장 출마 가능성도 있다고 본다”고 했다.
다만 금 전 의원이 당장 특정 정당으로 옮길 가능성은 극히 작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국민의힘 핵심 관계자는 “김 위원장의 ‘만나보겠다’는 언급은 원론적 수준의 화답”이라며 “탈당했다고 바로 영입 제안을 하는 것이나, 당사자가 입당을 하는 것이나 서로 우습지 않겠나”라고 했다. 국민의힘의 다른 관계자는 “서울시장 후보는 당내 경선에서 이겨야 하기 때문에 금 전 의원에겐 무리”라며 “시간을 두고 영입해 김웅, 윤희숙 의원 등과 더불어 야권의 차세대 주자로 키워야 한다”고 했다.
국민의힘이 이처럼 들썩이는 것은 ‘인물이 없는’ 야권의 현주소를 보여주는 것이란 자조도 나왔다. 장제원 국민의힘 의원은 “탈당하자마자 만나보겠다는 국민의힘이나, 탈당하자마자 저주를 퍼붓는 민주당이나 오두방정이 참 가관”이라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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