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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이 살면 죽을 운명" 생이별 인니 쌍둥이, 21년만에 상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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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이 살면 죽을 운명" 생이별 인니 쌍둥이, 21년만에 상봉

입력
2020.10.22 16:32
수정
2020.10.22 1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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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신 탓에 헤어져, 1999년 폭동으로 연락 끊겨
SNS 덕에 다시 만났지만 엄마는 이미 숨져

21년 만에 다시 만난 쌍둥이 자매 트레니(왼쪽)씨와 트레나씨. 콤파스 캡처

21년 만에 다시 만난 쌍둥이 자매 트레니(왼쪽)씨와 트레나씨. 콤파스 캡처

미신과 폭동 탓에 21년간 떨어져 살아야 했던 인도네시아 쌍둥이 자매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덕에 상봉했다. 둘은 서로 얼싸안고 입맞추고 울었다.

22일 콤파스에 따르면 이날 새벽 서부자바주(州) 타식말라야에서 트레나 무스티카(24)씨가 자신을 찾아온 쌍둥이 동생 트레니 피트리 야나(24)씨를 만났다. 1999년 말루쿠 폭동 이후 첫 만남이다. 만남을 주선한 관계기관 직원들과 가족들은 둘의 애틋한 상봉을 침묵으로 기뻐했다.

쌍둥이는 인도네시아 정부의 지방 이주 정책에 따라 고향 타식말라야에서 2,600㎞가량 떨어진 말루쿠에 정착한 부모 사이에서 1996년 태어났다. 쌍둥이 엄마의 언니가 낳은 쌍둥이가 어린 나이에 숨졌다는 사실을 들어 마을 어른들은 트레나 자매 역시 함께 있으면 죽을 운명이라고 조언했다. 결국 생후 두 달 만에 쌍둥이는 각기 다른 양부모에게 맡겨졌다. 쌍둥이 자매는 집안끼리 왕래하며 가끔 만났다.

인도네시아 쌍둥이 자매가 21년 만에 다시 만난 22일 기쁨의 눈물을 흘리고 있다. 콤파스 캡처

인도네시아 쌍둥이 자매가 21년 만에 다시 만난 22일 기쁨의 눈물을 흘리고 있다. 콤파스 캡처

그러나 1999년 말루쿠에서 폭동이 벌어지면서 연락이 끊겼다. 언니 트레나씨는 다행히 친부모와 함께 타식말라야로, 동생 트레니씨는 양부모를 따라 동부자바주 블리타르로 피신한 뒤 정착했다. 두 지역은 모두 자바섬에 있지만 동쪽과 서쪽으로 600㎞ 넘게 떨어져 차로 10시간 넘게 걸린다. 친부모는 트레니씨의 소재를 백방으로 수소문했지만 찾지 못했고 2년 전 엄마는 사망했다. 딸이 살고 있다는 지역을 어렴풋이 알게 됐으나 정확한 주소를 몰랐던 엄마는 중병으로 숨지기 직전까지 딸을 만날 기대를 접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동생 트레니씨가 틈틈이 하던 SNS 틱톡에 영상을 올리면서 둘은 다시 만날 수 있었다. 트레나씨는 "틱톡 덕분에 쌍둥이 동생을 다시 찾을 수 있었다"라며 "헤아릴 수 없이 행복해 더는 말이 안 나온다"고 현지 매체에 말했다. 동생 트레니씨는 자신이 쌍둥이인 줄도, 친부모가 따로 있는지도 몰랐다. 자매는 함께 어머니 묘소를 찾았다.

자카르타= 고찬유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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