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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새 50명 육박한 독감 백신 접종 후 사망... "비싸도 수입 맞을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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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새 50명 육박한 독감 백신 접종 후 사망... "비싸도 수입 맞을래"

입력
2020.10.25 18:30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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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병원에서 의료진이 접종할 백신을 점검하고 있다. 뉴시스

한 병원에서 의료진이 접종할 백신을 점검하고 있다. 뉴시스

“수입 백신 있는 병원 있을까요. 글락소스미스클라인(GSK)으로요. 아이 백신 맞히려는데 다니는 소아과에는 물량이 다 떨어졌다고 해서요. 불안해서 국산 백신은 도저히 안되겠어요."

“수입 백신이 바늘도 얇고 부작용도 덜하다고 들어서 애 데리고 다른 동네까지 가서 맞혔네요.”

인플루엔자(독감) 백신 접종 후 사망 신고가 50명 안팎에 달하고 이들 대부분이 국산 백신을 맞은 것으로 확인되면서 온라인을 중심으로 이처럼 수입 백신을 찾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백신 포비아(공포증)’에 따른 국산 백신에 대한 거부감인데, 잘못된 정보들도 많아 주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전문가들은 국산과 수입의 효능에는 사실상 차이가 없고, 잘못된 정보로 불안감이 더 커지기 전에 정부가 과학적 근거를 바탕으로 현재의 불안감을 신속하게 잠재울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25일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23일까지 독감 백신을 맞은 1,427만명 중 1,154명이 이상반응을 신고했다. 유료접종이 306명, 무료접종이 848명으로 대부분은 알레르기(245건) 반응을 호소했고, 발열(204건)과 국소 반응(177건) 등도 뒤를 이었다.

독감 백신 접종 뒤 사망했다는 신고는 같은 날 기준 48명(중증신고 후 사망한 2건 포함)이다. 이들이 맞은 백신의 종류는 △보령플루 △지씨플루 △코박스인플루 △플루플러스 △SK바이오스카이셀플루 △박씨그리프 등으로 다양하고, 사노피파스퇴르에서 수입한 박씨그리프를 제외하면 모두 국산 백신이다.

현재 국내에 독감 백신을 공급하는 회사는 국내 8개, 해외 2개 등 모두 10개사다. 해외 2개 제품은 박씨그리프와 GSK의 플루아릭스테트라인데, 최근 박씨그리프 제품에서도 사망자가 나오면서 GSK 제품을 찾는 이들이 많아지는 실정이다. 실제 직장인 김은주(32)씨는 "시골에 계신 할머니께 GSK 제품을 맞을 수 있는 병원을 알려드렸다"며 "1만원 정도 더 비싸도 누군가 맞고 죽었다는 백신을 접종하는 것보단 낫다"고 말했다. 한 의원은 이 틈을 타 GSK 제품을 '전세계 34개국에서 약 1억 도즈(1도즈는 1회 접종분량) 이상 공급, 세계 최초 미국 식품의약품(FDA) 승인' 등으로 강조하며 "물량이 소량 입고됐으니 서둘러달라"고 홍보하고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안전성과 효능에서 수입산과 전혀 차이가 없음에도 국산 백신에 대한 과도한 불신이라고 입을 모은다. 마상혁 경상남도의사회 감염병대책위원장은 "국산을 해외로 수출하기도 하는데 실제 백신에 문제가 있다면 다른 나라에서도 문제가 발생했어야 하지만 그렇지 않다"며 "수입산을 프리미엄 백신이라 하는 건 사기"라고 말했다. 국산 백신 제조과정에서 독성물질이 들어갔을 수 있다는 일각의 시선에 대해서도 마 위원장은 "국산 제품 중 일부는 수입산 보다 순도가 더 높게 나타나는 경우도 있다"고 선을 그었다.

다만 국산 백신의 제조ㆍ유통 과정에서의 변질 가능성까지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다는 지적도 없지 않다. 김우주 고려대 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만약 백신에 문제가 있다면 이를 주사기에 담고 냉장유통, 보관하는 과정에서 문제가 발생했을 수 있어 이 점을 면밀하게 살펴야 한다"며 "루머는 불확실성이 클수록 더 빠르게 퍼지는 만큼 국민 불안을 해소할 수 있도록 정부가 과학적 검증결과를 바탕으로 빠르고 정확하게 소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진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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