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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례는 원불교 식으로… 7주간 매주 토요일 천도재 지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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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례는 원불교 식으로… 7주간 매주 토요일 천도재 지낸다

입력
2020.10.25 15:49
수정
2020.10.25 1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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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전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의 모습. 뉴스1

생전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의 모습. 뉴스1

25일 별세한 이건희(78) 삼성전자 회장의 장례는 원불교 교단장으로 치러진다. 고인과 원불교의 인연이 워낙 깊어서다. 고인의 극락행(行)을 기원하는 천도재가 12월까지 7주간 7번 열린다.

원불교는 이날 전북 익산 중앙총부에서 오도철 교정원장 주재로 장의위원회를 열어 이 회장 장례의 형식ㆍ규모를 정했다. 교단장으로 장례를 치르되, 이달 31일부터 12월 12일까지 매주 토요일 서울 원남교당에서 천도재를 지내고, 내달 8일 익산 중앙총부에서 전 교도가 고인의 명복을 축원하는 추도식을 연다는 게 주요 결정 내용이다. 원불교 관계자는 “마지막 천도재만 흑석동 서울교구청에서 교구장 주관으로 진행되고 앞선 6번의 천도재는 가족끼리 지내는 간소한 형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장의위 결정에는 2014년 5월 서울 이태원동 자택에서 급성 심근경색으로 쓰러진 이 회장의 와병 기간이 7년으로 긴 데다 현재 코로나19 사태 중임을 감안한 가족들의 의중이 반영됐을 것으로 짐작된다. 앞서 이 회장 별세 소식이 알려지자 고인이 소속된 원남교당의 주임 교무가 장례식장을 방문해 유족과 대략적인 장례 절차를 협의했다.

의식은 장례 순서에 따라 △열반식 △입관식 △발인식 △입장식(매장이나 납골할 때) △천도재가 이어진다. 망자의 넋을 기리며 극락으로 보내기 위한 의식인 천도재는 통상 고인이 눈 감은 지 1주일째 되는 날부터 49일간 매주 1회씩 총 7번 열린다. 열반식부터 발인식까지는 장례식장에서, 입장식은 장지에서, 천도재는 교당에서 각각 이뤄진다.

장례 기간 중 장례식장에서는 ‘열반 독경식’이 하루 2, 3회 열린다. 원불교 관계자는 “열반 독경식 때에는 고인이 좋은 곳으로 가게 하려고 읽는 ‘천도법문’도 낭독된다”며 “종법사(전산 김주원)가 직접 법문을 정리했다”고 말했다.

고인의 신앙 생활은 널리 알려지지 않았지만 원불교와 인연이 깊다. 원불교 법명인 중덕(重德), 법호인 중산(重山)이 있을 정도다.

원불교와 고인의 인연은 처가의 영향이다. 1973년 1월 장모인 고(故) 김혜성 여사와의 인연으로 원불교에 입교했고, 아내 홍라희 여사가 독실한 신자다. 1987년 선대 이병철 회장이 세상을 떴을 때 원불교 3대 종법사인 대산 김대거 종사로부터 법문을 받고 큰 위로를 얻은 것으로 전해진다.

고인은 원불교 교단에 많은 기여를 했다. 익산에 있는 원불교 교무 대상 교육훈련 기관인 중도훈련원도 기증했다. 훈련원 이름 ‘중도’는 고인의 법호인 중산에서 중, 홍 여사의 법호 도타원(道陀圓)에서 도를 따서 지은 것이다. 2011년에는 이 회장 부부가 미국 뉴욕주 원다르마센터 건립에 써달라며 120억원을 기부하기도 했다. 이 센터는 원불교 미국 총부 역할을 하고 있다.

이런 인연으로 고인은 원불교가 교단 발전에 기여하고 덕망이 높은 교도에게 부여하는 칭호인 ‘대호법(大護法)’ 법훈을 1991년에 받기도 했다. 대호법은 6단계의 원불교 법위 중 종사 아래인 4단계에 해당한다.

원불교는 1916년 교조인 박중빈이 창시한 불법연구회를 계승한 종교다. 일원(一圓)상의 진리와 함께 불교의 생활화ㆍ대중화ㆍ시대화를 추구한다.

권경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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