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웨이 제재 이후 국내 기업 첫 수출 허가스마트폰 디스플레이 패널 민감 품목서 제외 추정
"공급 정상화하려면 반도체도 허가 나야"
삼성디스플레이가 최근 미국 정부로부터 중국 화웨이에 스마트폰용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디스플레이 패널 일부 품목을 공급할 수 있는 수출 허가를 받았다. 지난달 15일 미국의 화웨이 제재 이후 국내 기업이 제품 수출 허가를 받은 첫 번째 사례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미국 상무부는 최근 삼성디스플레이에 스마트폰용 OLED 디스플레이 중 일부 품목을 화웨이에 수출해도 된다는 내용의 허가를 내줬다. 하지만 삼성디스플레이와 함께 미국 상무부에 제품 수출 허가를 신청했던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LG디스플레이 등 국내 다른 기업들은 아직 수출 허가를 받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정부는 지난 9월 15일 화웨이에 대한 제재를 시작했다. 미국의 기술과 장비를 이용해 미국과 제3국에서 생산한 제품을 대상으로 미국의 허가 없이는 화웨이에 수출하지 못하게 했다. 이 제재로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반도체 업체들뿐 아니라 삼성디스플레이를 비롯한 디스플레이 업체들의 수출길도 막혔다. 스마트폰 디스플레이 모듈에는 반도체가 들어가기 때문이다.
업계에선 미국 정부가 스마트폰용 디스플레이 패널을 ‘민감 품목’ 목록에서 뺀 것으로 추정한다. 대체재가 없는 반도체에 대해서는 미국 측 승인이 나지 않고 있지만, 중국 업체인 BOE 등을 통해 조달할 수 있는 패널 등 덜 민감한 사업에 대해서는 미국 측에서 어느 정도 여지를 준 것 아니겠느냐는 분석이다.
화웨이는 삼성디스플레이의 대형 고객사 중 하나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스마트폰용 OLED 패널 연간 출하량의 10% 정도를 화웨이에 납품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수출 허가로 삼성디스플레이로선 ‘큰 산’은 넘었지만, 그렇다고 공급이 정상화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분석도 나온다. 스마트폰의 핵심 부품인 반도체가 공급돼야 패널도 정상 납품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반도체 공급이 끊긴 화웨이가 디스플레이 패널만 수입할 이유가 없어, 디스플레이 수출이 정상화하려면 반도체 업체들에도 수출 허가가 나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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