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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트' 만만하게 보지 마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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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트' 만만하게 보지 마시라

입력
2020.10.30 04:30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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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대면 생활체육이 몰고올 변화>

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집에서 하는 운동, '홈트레이닝'(홈트)이 정말 운동이 돼?’

코로나19로 새 유행이 된 '홈트'의 실효성에 한 번쯤 의구심을 가졌을 법하다. 그러나 만만하게 봤다간 면박을 당할 수 있다. 서울시가 '서울아 운동하자'를 주제로 유튜브에 올린 홈트 영상을 따라 해본 많은 사람들이 이구동성으로 “투자한 시간이 짧아도 효과는 컸다”고 증언하고 있다. 실제 기자 ‘사실확인’에 들어가자 5분이 채 안 돼 뒷머리가 땀에 젖기 시작했다. 팔목에는 근력이 붙고 허벅지가 단단해졌다. 자세가 교정된 것 같은 기분은 덤. 사격 선수 진종오와 핸드볼 선수 최수민이 추천한 상ㆍ하체 운동을 각 10분씩 일주일 동안 따라 해 본 결과다. 특별한 운동기구 없이 쉽고 지루하지 않게, 무엇보다도 돈 들이지 않고 할 수 있다는 게 장점이다.

서울시가 선보인 홈트의 특징은 ‘생활친숙형’으로 압축된다. 진 선수는 물이 가득 담긴 2리터 생수통을 활용해 전완근, 손목 강화 운동을 소개했다. 진 선수처럼 생수통을 아령 대신 들고 팔꿈치를 몸에 붙인 뒤 손목을 좌우로 흔들고, 생수통을 들었다 올리기를 1분여 동안 반복하니 뻣뻣했던 손목이 부드러워지면서도 팔뚝엔 잔뜩 힘이 들어갔다. 하루 10시간 넘게 컴퓨터 모니터를 바라보며 사마귀처럼 양 손목을 구부리고 일을 해 손목이 시큰한 사무직 종사자에 좋을 법한 운동인 듯했다.

쉽게 질리지 않는 것도 특징이다. 진 선수가 생수통을 양손으로 잡은 뒤 흔들기 등 30초~1분 단위로 쪼개 다양한 동작을 소개한 덕분이다. 복병은 생수통을 양손으로 잡은 뒤 앞으로 쭉 뻗는 동작. 20초의 짧은 시간에 팔은 부들부들 떨렸고, 양 가슴 근육도 따라 떨었다. 방에서 1m를 채 벗어나지 않았는데도 숨이 가빠졌다. 손목 근육이 누구보다 중요했던 사격 선수는 이 운동을 "해외로 시합 나갈 때 숙소에서 했던 운동"이라고 소개했다. "해외에 나갈 때 아령을 가져갈 순 없잖아요.” 진 선수는 이 운동을 학교에서 짬을 내 학생들이 함께 할 수 있는 운동으로 ‘강추’하기도 했다.

핸드볼 최 선수가 소개하는 홈트는 의자 하나로도 충분한 운동이다. 의자에 앉아 손을 머리 뒤로 깍지를 낀 뒤 몸통을 좌우로 돌려주고, 의자에 ‘차렷’ 자세로 앉아 몸통을 옆으로 기울인 뒤 팔을 발목까지 내리는 게 전부. 맨손 체조처럼 쉬운 동작은 자세 교정에 큰 도움이 돼 보였다. 잠시 허리를 꼿꼿이 세워 상체를 좌우로 흔들고 나니 뭉쳤던 어깨 근육이 풀리고, 뒤틀린 척추가 반듯하게 세워지는 듯 시원하다. 책상에 앉아 거북목을 한 채 온종일 책 혹은 서류에 시달리는 학생과 회사원에 안성맞춤인 운동이다. 최 선수는 이 운동을 50~60대 여성에 추천했다. "어떤 여성분들에겐 팔 굽혀 펴기 같은 맨몸 운동도 쉽지 않잖아요. 코로나19로 더 움츠러든 여성분들에 어떻게 하면 힘들지 않은 운동을 소개해줄 수 있을까 고민하다 의자를 활용한 운동을 생각해냈죠."

그렇다고 쉽게만 볼 운동은 아니다. 의자를 오르내리고, 의자 등받이를 받침대 삼아 팔 굽혀 펴기를 하니 몸이 순식간에 후끈 달아올랐다.

최유로(18)씨는 서채현 스포츠클라이밍선수가 선보인 청소년을 위한 유산소 운동을 컴퓨터에 즐겨 찾기 해뒀다. 최씨는 "밖에서 운동을 잘 못하다 보니 몸이 뻐근하고 허리도 아파 홈트 영상을 찾아봤다"며 "시간 나면 5~10분 정도 따라 한 지 2~3주 됐는데 몸이 좀 풀리는 거 같아 계속하고 있다"며 수줍게 웃었다.

양승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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