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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일 오전을 깨워줄 클래식 한 곡 어떠세요? 클래식 공연 기획사 '목프로덕션' 소속 연주자들이 '가장 아끼는 작품' 하나를 매주 추천해 드립니다.
2016년 호르니스트 주홍진이 인천시립교향악단에서 연주한 곡은 리하르트 슈트라우스의 교향시 '영웅의 생애'였다. 인천시향 50주년을 기념하는 자리였다. 부담감이 상당한 무대였다.
부담감을 이중삼중으로 가중시키는 이유는 더 있었다. 당시 학생 신분이었던 주홍진에게 이 무대는 프로연주자 데뷔 첫 날이기도 했다. 데뷔도 그냥 데뷔가 아니었다. 객원도 아닌 정규 단원 데뷔였고, 그것도 그냥 연주자가 아니라 수석 연주자였다.
주홍진은 프로그램이 정해지자 악보를 파고들었다. 수석이었으니 8명의 동료 호른 주자들을 이끌어야 할 처지였다. 할 수 있을까라는 불안감과, 해내야만 한다는 책임감이 교차했다. 수없이 많은 음반을 들어가며 가다듬고 또 가다듬었다. 그렇게 준비한 데뷔 공연은 호평받았다. 시작이 좋아서였을까. 이후 공연들은 수월하게 흘러갔다. 주홍진에게 슈트라우스의 '영웅의 생애'가 각별할 수 밖에 없는 이유다.
슈트라우스는 독일 후기 낭만주의 음악을 대표하는 작곡가. '교향시의 거장'이라 불린다. 슈트라우스는 호른 주자였던 아버지의 영향으로 솔로는 물론, 대규모 편성까지, 호른을 부각시킨 작품을 많이 남겼다. '영웅의 생애'는 그 가운데서도 호른 부는 이들에게 성경과도 같은 곡으로 꼽힌다. 오케스트라 호른 주자 입단 시험의 단골 손님이기도 하다.
'영웅의 생애'는 표제음악인 교향시에 걸맞게 '영웅' '영웅의 적' '영웅의 반려' '영웅의 전장' '영웅의 업적' '영웅의 은퇴와 완성'이라는 제목이 붙은 6개 주제로 구성됐다. 주홍진은 "화가의 생각이나 배경을 알고 그림을 보면 더 잘 이해할 수 있는 것처럼, 음악도 제목을 이해하고 들으면 슈트라우스가 표현하려 했던 영웅의 생애를 더 잘 느낄 수 있다"고 말했다.
숱한 '영웅의 생애' 연주 버전을 접한 주홍진이 추천한 연주는 지휘자 마리스 얀손스가 로열 콘세르트헤보우 오케스트라와 함께 한 연주(https://youtu.be/0QsaPvrT-40)와 헤르베르트 폰 카라얀 지휘의 베를린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음반(https://youtu.be/LCOj4qOJnKE) 버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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