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사 기관, 신뢰 하락에 "올해는 4년 전과 달라"
저학력자,? 경합주, 샤이 트럼프 모두 집중 고려
28%. 2016년 대선 당시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후보가 대통령이 될 확률이었다(선거분석 매체 파이브서티에이트). 올해는 더 낮다. 12%에 불과하다. 그러나 숫자를 바라보는 시선은 4년 전 확 달라졌다. 당선자 예측이 보기 좋게 빗나가면서 여론조사 신뢰도에도 금이 갔다. 그래서 2020년 대선에는 두 후보와 공화ㆍ민주 양당의 미래는 물론, 선거 예측기관의 앞날도 함께 걸려있다는 진단이 많다.
미 온라인매체 복스는 28일(현지시간) “현재 여론조사는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의 승리를 분명히 보여주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나 올해 여론조사가 정확한 예측 가능성을 지녔냐는 질문엔 “거의”라고만 했다. 2016년 대선판을 뒤집었던 중서부 경합주(州)에서의 불확실성이 여전하기 때문이다. 유권자들 역시 여론조사를 별로 믿지 않는 눈치다. 정치전문매체 더힐 조사를 보면 트럼프 당선 이후 미국 유권자 절반(52%)이 미디어의 설문 조사에 의구심을 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다섯 중 하나(19%)는 “여론조사가 전혀 정확하지 않다”는 극단적 불신을 드러내기도 했다.
대중의 심드렁한 반응과 달리 주요 조사기관들은 명예회복을 자신한다. 지난 대선 예측에 실패한 요인으로 꼽히는 △저교육자 유권자 △경합주 경시 △‘샤이 트럼프’를 모두 보완했다는 설명이다. 일반적으로 여론조사 기관은 높은 답변 신뢰도를 이유로 고학력자를 선호한다. 그러나 학력 격차에 따른 정당 선호가 4년 전 대선에서 처음으로 이분화되며 큰 오차가 발생했다. 이에 많은 기관들이 현재 설문자가 비(非)대졸자일 경우 의견에 가중치를 주고 결과를 산출하고 있다. ‘1% 싸움’으로 불리는 올해 대선에서 샤이 트럼프 등의 숨은 표를 놓치지 않으려 트럼프 지지층의 집단 목소리를 의도적으로 키운 것이다. 미 CNBC방송은 “올해는 학력, 인종, 성별 등에 따른 지지도 격차가 더욱 커졌다”며 “여론조사의 ‘헤드라인’만 봐서는 안되며 오차범위와 표본집단 구성을 자세히 검토해야 한다”고 분석했다.
비장의 무기는 또 있다. 대부분 설문이 전국 단위가 아닌 주 단위로 진행되는 점이다. 경합주 때문이다. 바이든의 경우 전국적으로는 꾸준히 안정적인 지지 격차를 보이지만 최근 2주간 6대 경합주에서 후보간 지지율 격차는 3.3%에서 0.7%포인트로 확 줄었다. 사실상 동률이다. 경합주가 서로 영향을 주며 역동적인 결과를 낼 가능성도 크다.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후보의 당선을 80% 이상으로 점친 대부분의 다른 기관과 달리 72%의 비교적 낮은 확률을 계산한 파이브서티에이트는 당시 펜실베이니아를 이긴 후보가 노스캐롤라이나, 조지아, 플로리다 등 경합주를 모두 가져갈 확률이 높다고 봤다. 복스는 “모든 주 결과가 완전히 일치하는 방향으로 움직이는 것은 아니다”라면서도 “경합주끼리 연관 정도를 고려하는 것이 더 나은 예측 방식”이라고 해석했다.
물론 결과가 아닌 예측 자체를 믿지 않는 회의론도 꾸준하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29일 여론조사의 정확성 여부를 논하는 이들에게 해줄 수 있는 유일한 조언은 “투표뿐”이라며 “투표가 끝난 뒤에야 더 나은 예측이었는지 판단할 충분한 시간이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빅데이터ㆍ솔루션 전문매체 데이터나미 역시 “미리 투표 결과를 점치는 여론조사는 흥미로울 수 있다”며 “다만 여론조사를 통해 더 주목해야 하는 것은 유권자가 후보 정책들에 어떻게 반응하는지 여부”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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