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학년도 정시 합격선 기준 상위 인문계 학과 중
제주대 초등교육학과 253위로 유일하게 300위내
2009년 34개 학과와 비교하면 지역대 추락 가속도
학령인구 감소로 지역대학들이 수년째 신입생 모집에 어려움을 겪는 가운데, 2020학년도 정시 합격선 기준 인문계 상위 300위 학과 중 지역거점국립대학(서울대를 제외한 지자체 대표 9개 국립대)의 학과는 단 1개인 것으로 나타났다. 의예?치의예?한의예?수의예과를 제외한 자연계 상위 300위 학과 역시 지역거점국립대 학과는 3개에 불과해 대학입시에서 수도권 집중 현상이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2일 종로학원의 ‘대학 정시 합격선 분석’에 따르면 2020학년도 정시모집 결과 제주대 초등교육학과 합격선이 인문계 253위를 기록, 유일하게 300위 안에 들었다. 2009학년도 정시 인문계 상위 300개 학과 중 지역거점국립대 학과가 34개 포함돼 있던 것과는 대조적이다. 임성호 종로하늘교육 대표는 “상위 80% 합격자의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점수를 추정한 것으로 2009학년도는 원점수, 2020학년도는 표준점수를 기준으로 분석했다”고 설명했다.
2009학년도 100위권 내에 부산대 영어교육(87위), 경북대 영어교육(94위)과가 있었고, 200위권 내에는 부산대 국어교육(107위)과 등 19개 학과가 포함됐다. 그러나 2020학년도 입시에서 이들 학과는 모두 300위권 밖으로 밀려났다. 10년 전 100위권 안팎을 기록했던 경북대 국어교육, 부산대 국어교육, 부산대 영어교육과는 모두 349위로 밀려났다. 고려대 보건행정학과, 중앙대 영어교육학과와 합격선이 같았던 경북대 영어교육학과는 2020학년도에 경북대 경영학과와 비슷한 376위를 기록했다.
사정은 자연계도 비슷하다. 2009학년도 정시에서는 경북대 수학교육(170위) 부산대 수학교육(182위) 등 의예?치의예?한의예?수의예과를 제외하고도 300위권 내에 21개 학과가 있었지만, 2020학년도 정시에서는 경북대 모바일공학과 등 단 3개 학과만 포함됐다. 경북대 수학교육학과와 부산대 수학교육학과 모두 288위를 기록, 11년 전보다 100위 이상 하락했다.
비수도권의 학령인구가 빠르게 감소하면서 지역대학 신입생 미등록 규모가 커졌고, 그만큼 합격선 하락으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김병욱 국민의힘 의원이 지역거점국립대학들부터 제출받은 ‘2020학년도 모집 인원 및 합격포기(미등록 또는 합격 후 환불) 인원 현황’에 따르면 올해 강원대는 정시 모집인원(1,780명) 대비 미등록 인원(1,750명)이 98%에 달했다. 모집인원 100명 중 98명이 다른 대학 입학을 위해 등록을 포기한 만큼, 추가 합격자가 생겼다는 뜻이다. 경상대와 전남대 역시 정시 모집인원 대비 합격 포기 인원이 각각 99%(929명 모집?920명 합격포기), 78%(1,274명 모집?993명 합격포기)에 달했다. 지역명문대로 꼽히는 부산대마저 전체 모집인원(4,509명) 대비 합격포기 인원(3,397명)이 75.3%에 달한다.
대학 입학 후에도 학생들의 ‘탈 지역’ 흐름은 심화되고 있다. 역시 김병욱 의원이 교육부에서 받은 ‘지역거점대학 자퇴자 현황’에 따르면 강원대는 9월 30일 기준 올해에만 753명이 자퇴했다. 이중 절반 가량이 진학(138명)과 편입학(227명)을 위한 자퇴였다. 2019년을 기준으로 살펴보면 경북대(자퇴 796명?타 대학 진학 617명), 전남대(자퇴 620명?타 대학 진학 384명), 부산대(자퇴 642명?타 대학 진학 384명), 전북대(자퇴 593명?타대학 진학 345명)등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수도권 국공립대인 서울대와 서울시립대 자퇴생이 2018년 기준 각각 217명, 157명에 그친 것과 비교하면 3배가량 차이나는 셈이라 결국 지방대 학생들이 재수를 통해 수도권 대학으로 진학했음을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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