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트윈' 기술로 성능저하 원인 수치화 성공
대용량·고출력·안정성 갖춘 배터리 개빌에 기여
국내 연구진이 차세대 2차전지로 각광받는 전고체(solid-state) 배터리의 성능저하원인을 수치화해 분석하는 기법을 개발했다. 전고체 배터리의 상용화를 앞당기는데 기여할 전망이다.
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 디지스트) 이용민 에너지공학전공 교수 연구팀은 카이스트(KAIST) 기계공학과 이강택 교수 연구팀과 함께 디지털 트윈(Digital Twin, 컴퓨팅을 이용해 가상 공간에서 실물과 똑같은 물체의 물성 값들을 입력해 가상 모델을 모사해내는 기술) 기술 기반의 전고체 결함 분석기술을 개발했다고 2일 밝혔다.
휴대전화기기나 전기차 등에 주로 쓰이는 기존의 리튬이온전지는 전해질이 액체여서 분리막 파손 등으로 화재나 폭발 위험이 높다. 전기차, 휴대폰, 에너지저장장치(ESS) 등에서 잇따르는 화재도 대부분 전해질과 분리막 문제 때문으로 알려져 있다. 이 때문에 전세계 배터리업계는 안정성이 높으면서도 에너지밀도가 높아 작은 크기에 보다 많은 전기를 저장할 수 있는 차세대 배터리 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고, 전고체 배터리는 대표적인 차세대 배터리로 주목 받고 있다.
전고체 배터리는 양극과 음극 사이 전해질이 불연성 고체이다. 화재 위험이 낮고 에너지 밀도를 높일 수 있어 이론상으로는 대용량 고출력이 가능하다. 관련 학계와 업계는 기존 액체 전해질보다 낮은 이온전도도를 높이고 안정성 높은 전고체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디지스트 이용민 교수 공동연구팀은 전고체 재료 중 한 종류인 산화물계 전고체 전지의 성능 저하 원인을 수치화시켜 정량화하는데 성공했다. 산화물계는 안정성은 높지만 다른 전고체 소재에 비해 성능이 낮은 편이다. 성능 문제만 개선된다면 상용화가 더 용이할 것으로 보고 있다.
연구팀은 전극의 결함 분석을 위해 미리 제조한 산화물계 고체전해질과 에너지 저장공간인 활물질을 포함한 전고체 전극의 측면 이미지를 깎아 수백 장의 단층 촬영(tomography) 이미지를 얻어냈다. 이를 3차원 디지털 트윈 기술을 이용해 실물 전극과 똑같이 모사한 후 슈퍼컴퓨팅을 활용해 다양한 분석을 진행했다. 이를 통해 전극 제조 과정에서 훼손된 고체 입자나 파편, 전도성 입자 간 연결성 부족으로 인한 비활성 입자, 낮은 변형 특성을 갖는 산화물계 고체전해질 및 활물질 간 좁은 반응 면적 등 다양한 결함을 시각화, 정량화했다.
이용민 교수는 “기존까지는 불분명했던 전고체 전극의 낮은 성능 원인을 시각화하고 수치화할 수 있다는 점이 이번 연구의 큰 성과”라며, “해당 기술을 더욱 고도화하여 전고체 전극 성능 최적화를 위한 핵심 플랫폼 기술로 발전시켜, 전고체 전지 상용화를 앞당기는 데 기여하겠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디지스트 에너지공학연구소 박주남 박사와 카이스트 기계공학과 배경택 박사과정생이 공동1저자로 참여했다. 에너지 소재 분야 국제학술지 ‘나노 에너지(Nano Energy)’에 10월 9일자 온라인판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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