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재수감 앞두고 내놓은 마지막 메시지?
2007년 BBK '이명박 저격수' 정봉주의 9년 전 발언
진실은 가둘 수 없다
이명박 전 대통령, 정봉주 전 의원
이명박 전 대통령이 재수감되면서 남긴 마지막 메시지가 화제다. 이는 9년 전 '이명박 저격수' 역할을 했던 정봉주 전 의원이 수감을 앞두고 이 전 대통령을 겨냥해 남긴 메시지와 같기 때문이다. 두 사람 모두 자신의 결백을 주장하며 한 발언인데, 9년 만에 상황은 정반대가 됐다.
횡령과 뇌물 등의 혐의로 징역 17년형을 확정받은 이 전 대통령은 2일 서울 동부구치소에 재수감됐다. 이 전 대통령은 재수감에 앞서 서울 논현동 자택에서 나오기 전 "나를 구속할 수는 있어도 진실을 가둘 수는 없다. 너무 걱장하지 마라"는 말을 남겼다고 이 전 대통령의 측근들이 전했다.
정봉주 지지자가 결백 주장하며 처음 사용한 표현
이 전 대통령의 발언은 공교롭게도 9년 전에는 자신에게 화살을 날린 정 전 의원의 수감을 상징하는 문구로 사용됐다. 정 전 의원은 2011년 12월 26일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구속 수감되기 전 서울중앙지검에 출두하면서 "진실을 밝히는 싸움은 이제 시작이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판결에 승복할 수 없다며 "진실을 가둘 수 없다"고 강조했다.
정 전 의원은 2007년 이명박 당시 한나라당 대선 후보의 'BBK 주가조작 연루설'을 제기했다가 허위사실 유포 혐의(공직선거법 위반)로 기소돼 징역 1년을 선고 받았다. 그는 당시 BBK 실소유주가 이 전 대통령이며, 주가 조작 사건의 중심에 이 전 대통령이 있다고 주장했다.
정 전 의원이 수감 직전 발언한 '진실은 가둘 수 없다'는 그의 지지자가 징역형 선고에 반발해 처음 사용한 문구다. 수감 나흘 전인 12월 22일 정 전 의원이 대법원에서 징역 1년형 판결을 받자 대법원 청사 앞에서 집회 중이던 한 여성이 항의하며 이 글귀가 적힌 피켓을 들었다.
정봉주 수감 당일 신문 광고로 등장
이 문구는 정 전 의원 수감 당일 신문 광고로 등장하기도 했다. 이화여대 재학생과 졸업생 1,000여명은 일부 신문에 이 문구를 적은 광고를 실었다. 신문 광고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확산했고, 당시 야당(현 더불어민주당) 정치인들은 이를 인용하며 정부와 대법원을 비판했다.
정 전 의원은 당시 검찰 출두를 앞두고 팟캐스트 프로그램 '나는 꼼수다'에서 마지막 메시지를 냈다. 나는 꼼수다는 주로 이 전 대통령의 비리를 파헤친 정치 토크쇼로, 정 전 의원은 김어준 김용민 주진우 등 3명과 함께 이 프로그램에서 이 전 대통령 관련 의혹을 폭로해 왔다.
그는 당시 "나를 가둠으로써 BBK의 판도라 상자가 열렸다"며 "지금은 진실이 갇히겠지만 다음은 거짓이 갇힐 차례"라고 말했다. 나꼼수 팬들에게 "검찰청 앞에서 마지막 인사를 할 건데, 오는 사람들은 절대 울지 말라"며 "우리가 울면 저들이 웃는다. 우리가 지는 것"이라고 팬들을 위로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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