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0.1%를 기록하며 4개월 만에 가장 낮았다. 정부의 '통신비 2만원 지원 정책'으로 휴대폰 요금이 일제히 줄면서 전체 소비자물가 상승률까지 대폭 끌어내렸다. 반면 부동산 시장 불안 속에 전셋값은 지난해 2월, 집값은 2018년 8월 이후 가장 많이 올랐다.
통신비 지원이 끌어내린 물가
3일 통계청이 발표한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10월 소비자물가지수는 105.61(2015년=100)로 지난해 같은 달 대비 0.1% 상승했다. 이는 지난 6월(0.0%) 이후 가장 낮은 상승률이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올해 6∼8월 0%대에서 머무르다 9월 1.0%로 올라섰으나 지난달 다시 0%대로 떨어졌다.
저물가의 주원인은 정부의 통신비 지원이었다. 통신비 지원 영향으로 공공서비스 물가가 6.6% 하락하면서 전체 서비스 가격도 0.8% 떨어졌다. 이는 1999년 10월(-0.9%) 이후 최대 하락 폭이다. 국제유가 하락의 영향으로 공업제품과 전기·수도·가스가 각각 1%와 4% 하락했다.
반면 지난 여름 집중호우 여파가 이어지면서 농축수산물은 13.3% 올랐다. 안형준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통신비 지원으로 휴대전화료가 크게 내리고, 국제유가 인하 영향으로 석유류 하락 폭도 컸다"면서 "반면 작황 불황으로 과일류가 크게 오르면서 전체 농산물 가격을 끌어올렸다"고 설명했다.
집값은 2년여 만에 최대 상승... 전세도 불안
하지만 부동산 시장 불안으로 집세는 0.5% 오르면서 2018년 8월(0.5%) 이후 2년여 만에 가장 많이 상승했다. 전세(0.6%)도 지난해 2월(0.6%) 이후 가장 많이 오르며 6개월째 상승세를 이어갔다. 월세도 0.3% 올랐다.
외식 물가도 두 달 연속 1.0% 올랐다. 사회적 거리두기로 장사가 어렵지만, 농축수산물 가격이 오르면서 메뉴판 가격도 덩달아 뛴 것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집밥 수요가 늘어나면서 식료품·비주류 음료도 작년 대비 8.2% 상승했다.
계절 요인이나 일시적 충격에 따른 물가 변동분을 제외하고 장기적인 추세를 파악하기 위해 작성한 '농산물 및 석유류 제외지수'(근원물가)는 1년 전보다 0.1% 올랐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기준 근원물가인 '식료품 및 에너지 제외지수'는 0.3% 내려 1999년 9월(-0.4%) 이후 최대 하락 폭을 기록했다.
통계청 관계자는 "통신비 지원은 일회성이므로 다음 달에는 통신비로 인한 물가 인하 효과가 사라져 물가상승 요인이 있다"며 "그러나 국제유가 약세에 따른 석유류 가격 하락 가능성, 쇼핑 행사인 코리아세일페스 등은 물가하락 요인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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