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은 3일 내년 서울ㆍ부산시장 보궐선거 후보 공천을 위한 당헌 개정을 마무리했다. 정치개혁 후퇴, 성폭력 피해자에 대한 2차 가해라는 비판이 거셌지만, 민주당은 “유권자의 심판을 받는 것이 옳다”며 보궐 선거 준비에 박차를 가했다. 야권은 “공당의 모습을 포기했다”는 비판을 쏟아냈다.
민주당은 이날 중앙위원회를 열어 ‘무(無)공천 조항’을 사실상 무력화하는 내용으로 당헌 개정 안건을 의결했다. 문재인 당 대표 시절 제정된 당헌 96조 2항(중대 잘못으로 보궐선거 유발시 무공천)에 ‘단 전 당원 투표를 통해 달리 정할 수 있다’는 단서 조항을 추가한 것이다. 앞서 민주당은 이를 위한 전 당원 투표에서 86.64%의 찬성을 얻었다. 권리당원 80만 3,959명 중 21만1,804명(투표율 26.35%)이 참여했다.
이낙연 민주당 대표는 이날 중앙위에서 “매우 높은 투표율과 매우 높은 찬성률로 당원들께서 후보자를 내서 유권자의 심판을 받는 것이 옳다는 판단을 내려주셨다”고 말했다. 박광온 사무총장은 이번 당원 투표를 두고 제기된 유효성 논란을 의식한 듯 "(당원 투표가) 뜻을 모으는 과정이지 개정을 완결하는 법적 장치가 아니다”며 “최종 의결 권한이 전국대의원대회나 중앙위원회에 있다”고 강조했다. 민주당은 조만간 선거기획단을 띄우고 공직선거후보자검증위원회를 조기에 가동한다는 구상이다. 박 사무총장은 “좋은 분들을 모셔야 한다”고 각오했다.
야권은 당 대표 시절 ‘무공천 당헌’을 주도했던 문재인 대통령까지 겨냥하며 공세를 이어갔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2015년 당시) 군수 재선거에 수십억원이 들게 생겼다는 문 대통령은 내년 서울ㆍ부산시장 보궐 선거에 예산이 얼마 드는지 아느냐는 질문에도 답이 없다”며 “민주당이 하는 당헌 개정이 대통령의 뜻에 맞는 것인지 다시 한번 묻는다”고 날을 세웠다. 그는 또 “(민주당은) 후보를 내지 않는 게 피해자에 대한 가장 제대로 된 사과”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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