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옵티머스, HLB 측과 50억대 이면약정... '자금 세탁' 노렸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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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옵티머스, HLB 측과 50억대 이면약정... '자금 세탁' 노렸나

입력
2020.11.05 04:30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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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중공업 자금 50억원, 화성산업 증자 때 동원?
"증자대금 총 100억... 출처도, 종착지도 옵티머스"
검찰, HLB 연루 파악중… '단순 피해자' 가능성도

지난 10월15일 오후 서울 강남구 옵티머스자산운용 사무실이 간판이 떼어진 채 비어 있다. 뉴시스

지난 10월15일 오후 서울 강남구 옵티머스자산운용 사무실이 간판이 떼어진 채 비어 있다. 뉴시스

옵티머스자산운용(옵티머스) 사태의 주범들이 6월 펀드환매 중단 사태가 발생하기 직전, 코스닥 상장사인 바이오업체 HLB 측과 이면약정을 맺고 50억원대 주식거래를 한 것으로 확인됐다. 옵티머스가 벌인 ‘자금세탁’ 과정의 일환이라는 의혹이 제기된다. 검찰은 당시 거래된 자금의 출처와 종착지를 캐는 한편, HLB 측이 단순히 옵티머스 일당의 범행에 이용당한 것인지, 아니면 적극 가담한 것인지를 살펴보고 있다.

4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경제범죄형사부(부장 주민철)는 올해 5월 ‘화성산업’의 유상증자 과정에서 옵티머스 관계사인 ‘이피플러스’와 HLB 계열사인 ‘바다중공업’이 이면약정을 체결한 정황을 포착했다. 화성산업과 이피플러스는 모두 김재현(50ㆍ구속기소) 옵티머스 대표가 실질적으로 지배하고 있는 회사다. HLB는 옵티머스 펀드에 400억원대 투자를 했던 코스닥 상장업체다.

문제의 이면약정은 △HLB가 바다중공업 명의로 화성산업 유상증자에 참여해 50억여원을 투자하고 △이피플러스는 바다중공업이 취득한 화성산업 주식 6만6,667주를 다시 같은 가격에 사들인다는 게 주된 내용이다. 이를 위해 이피플러스는 미리 50억여원의 결제대금까지 예치해 둔 것으로 파악됐다. 결국 바다중공업을 중간 과정에 끌어들이는 외양을 취했으나, 실질적으로는 이피플러스가 화성산업에 거액을 쏟아 붓기로 한 셈이다. 실제로 이피플러스는 한 달 후인 6월 8일, 화성산업 주식을 인수해 이면약정 내용을 그대로 이행했다.

옵티머스 자금 세탁 흐름. 그래픽=김문중 기자

옵티머스 자금 세탁 흐름. 그래픽=김문중 기자

검찰이 주목하는 대목은 이처럼 복잡한 과정을 거쳐 옵티머스 측에서 화성산업으로 유입된 돈이 이후 또다시 옵티머스 쪽으로 향했다는 의혹이 일고 있다는 점이다. 옵티머스 핵심 관계자는 최근 검찰에서 “화성산업은 올해 5월 바다중공업의 50억원뿐 아니라, ‘청주여객터미널’에서도 옵티머스가 출처로 의심되는 50억원의 유상증자 대금을 투자받았다. 이렇게 모인 100억원이 자금 세탁을 거쳐 김재현 대표 쪽으로 흘러갔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최근 박모(61) 화성산업 대표를 압수수색하는 등 옵티머스와 화성산업 사이에서 오간 자금을 추적 중이다.

특히 검찰은 HLB 계열사인 바다중공업이 등장하게 된 구체적 이유와 배경도 면밀히 살펴보고 있다. 앞서 HLB는 옵티머스 펀드에 400억원을 투자하고, 화성산업 자회사인 ‘해덕파워웨이’ 인수합병(M&A)을 추진한 사실이 알려져 한때 옵티머스와의 유착 의혹도 제기됐던 곳이다. 그러나 HLB는 줄곧 “우리는 옵티머스 사태의 명백한 피해자”라는 입장을 유지해 왔고, 옵티머스 펀드 판매사를 상대로 부당이득금 반환 청구 소송도 제기한 상태다. 때문에 이번 이면약정도 사실은 HLB가 옵티머스 일당한테 이용당한 것에 불과할 수 있다.

그러나 옵티머스 주변에선 “아무런 이유 없이 이면약정이 맺어지지는 않았을 것”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게다가 진양곤 HLB 대표이사(회장)는 옵티머스 로비 의혹을 촉발시킨 ‘펀드 하자 치유 관련’ 문건과 관련, 증권가 등에서 돌았던 ‘옵티머스 로비 명단’에 이름이 올라 있기도 했다. 본보는 이면약정에 대한 입장을 묻기 위해 HLB와 바다중공업에 수차례 접촉했으나 구체적인 답변을 듣지 못했다. 다만 진 회장은 HLB 홈페이지를 통해 “대표이사 자격으로는 물론, 개인 자격으로도 옵티머스 측 임직원 및 관계자들과 단 한 번의 미팅도 해 본 적 없고, 인사조차 나눠본 적이 없다. 법적으로나 윤리적으로 비난받을 행위는 전혀 없었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정준기 기자
안아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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