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주쿠구 이어 나고야시도 미테구 잇따라 압박
미테구, 소녀상 철거 보류 이후 여전히 논의중
지난 9월25일(현지시간) 독일 수도 베를린에 설치된 '평화의 소녀상'에 빗물이 맺혀있다. 베를린=연합뉴스
일본 나고야시가 5일 독일 베를린 미테구에 설치된 '평화의 소녀상' 철거를 요구하는 서한을 미테구 구청장에게 발송했다고 교도통신이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나고야시는 가와무라 다카시(河村たかし) 나고야시장 명의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를 상징하는 소녀상은 예술작품이 아니라 정치적 주장을 나타내고 있다”며 “이대로 두면 일·독 우호 관계에 큰 손해가 된다"는 주장을 담은 서한을 보냈다.
서한은 또 베를린에 설치된 소녀상이 '아이치 트리엔날레 2019'라는 행사에 전시된 소녀상을 만든 작가의 작품이라고 언급했다. 이들은 당시 소녀상에 대해 "많은 시민들로부터 항의가 접수됐다”고 소개했다.
지난해 8월 열린 아이치 트리엔날레 기획전 '표현의 부자유전(不自由展)그 후'에 평화의 소녀상이 전시되자, 일본 우익들이 주최 측을 협박해 소녀상 전시가 일시 중단되기도 했다. 당시 소녀상 전시 중단은 '표현의 자유'가 보장되지 않는 일본 사회의 민낯을 드러낸 사건이라는 지적을 받았다. 가와무라 시장은 당시 예술제 주최 측의 소녀상 전시 중단을 요구하고 전시를 강하게 비판한 인물이다.
지난달 23일(현지시간) 독일 수도 베를린에서 시민단체 '오마스 게겐 레히츠' 회원들이 '평화의 소녀상'에 대한 철거 명령에 반대하는 집회를 열고 있다. 베를린=연합뉴스
일본 지방자치단체가 소녀상 철거를 요구한 건 나고야가 처음이 아니다. 앞서 스미요시 겐이치(吉住健一) 일본 도쿄도 신주쿠구 구장(한국의 구청장에 해당)도 지난달 21일 소녀상 철거 촉구 서한을 미테구청장에게 보낸 바 있다. 신주쿠구와 미테구는 우호도시 관계를 맺은 상태다.
앞서 미테구는 시내에 소녀상이 세워진 지 불과 10여일 만인 지난달 7일 설치를 주도한 현지 시민단체 코리아협의회에 돌연 철거를 명령했다. 제막식 이후 일본 측이 반발하며 전방위적인 외교전을 벌인 결과라는 해석이 뒤따랐다. 이후 협의회가 현지 법원에 효력 정지 가처분 신청을 내면서 현재 소녀상 철거는 잠시 중단된 상태로 미테구와 코리아협의회 간 논의가 진행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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