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인 시위 군 동원·남부연합 부대 명칭 변경 놓고 ‘엇박자’
2020년 미국 대선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패색이 짙어지자 우군인 각료들도 등을 돌리는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다.
미 NBC방송은 5일(현지시간) 국방부 관리들을 인용해 트럼프 대통령과 여러 차례 갈등을 빚은 마크 에스퍼 장관이 사직서를 준비했다고 보도했다. 대통령 직무 인수인계 기간에 장관이 사직서를 준비하는 게 드문 일은 아니지만, 통상 그 과정은 선거 결과가 확정된 뒤에야 진행되는 게 일반적이다. 예상보다 이탈이 빠르다는 뜻이다.
에스퍼 장관은 원래 트럼프 대통령에게 충성하는 행정부 인사 중 한 명이었다. 하지만 올 6월 흑인 남성 조지 플로이드가 백인 경찰의 무릎에 목을 짓눌려 사망한 사건을 계기로 반(反)인종차별 시위가 확산하고 이에 군을 동원해서라도 시위를 진압하겠다며 트럼프 대통령이 강경 대응을 예고하자 공개적으로 반기를 들면서 사이가 틀어졌다.
충돌할 일은 7월에도 다시 생겼다. 인종차별 논란을 불러온 남부 연합기의 미군 시설 내 게양을 금지하고 노예제를 옹호한 남부연합 장군들 이름을 딴 부대 명칭을 바꾸려는 국방부 시도에 트럼프 대통령이 딴지를 걸면서다. 국방부 관리들은 현재 에스퍼 장관이 노예제를 옹호한 남부연합 장군들의 이름을 딴 군 기지 명칭을 변경하기 위해 의회와 협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은 에스퍼 장관을 경질하는 방안을 논의했지만 선거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판단에 따라 교체 시기를 대선 이후로 미룬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에스퍼 장관의 사직설은 대선 결과가 크게 관계가 없다는 게 당국 설명이다. 조너선 호프만 국방부 대변인은 “사직 가능성 짐작은 흔한 일”이라며 “(에스퍼 장관은) 대통령 뜻에 따라 계속 국방장관을 수행할 것이고, 오늘도 국방부에서 국방 전략을 세우고 있다”고 원론적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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