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국제개발처 부처장 해임
에너지규제위 위원장도 교체
"대선 불복 함께, 인사권 휘둘러"
미국 대선 개표가 계속되는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공공기관 고위 관리를 기습 해임해 논란이 일고 있다. 패색이 짙은 가운데 인사를 단행함으로써 일종의 '불복 의지'를 강력히 보였다는 해석이 나온다.
6일(현지시간) 미국 CNN방송에 따르면 백악관은 보니 글릭 국제개발처(USAID) 부처장을 전격 해임하고 존 바사 처장대행을 부처장 대행에 임명했다. 글릭 부처장은 이날 오후 2시 45분쯤 같은 날 오후 5시까지 사임하라는 통지를 받았고 이를 거부하자 '당장 나가라'는 해임 통보를 다시 받았다. 구체적 해임 사유는 알려지지 않았다.
이로써 새로 임명한 바사 처장대행은 이날 대행 임기가 만료될 예정이었으나 부처장 대행으로서 USAID를 계속 이끌게 됐다. USAID는 대외 원조를 담당하는 기관으로 미국 정부가 비축한 개발차관 기금을 개발도상국에 대출하는 일을 한다.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같은 날 백악관은 닐 채터지 연방 에너지규제위원회 위원장도 강등시키고 동료 위원인 제임스 댄리를 위원장에 임명했다. 채터지 위원장은 화석연료 사용을 옹호하는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기조와 달리 온실가스 감축 등 친환경 정책을 밀어왔다.
연이은 인사 단행 소식에 미 언론은 트럼프 대통령이 대선 패배 시 불복에 대비책을 마련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일간 워싱턴포스트는 "대선 후 숙청이 시작됐다"며 충성도가 부족하다고 본 고위관리를 내쫓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일간 뉴욕타임스는 "대선 결과와 상관없이 가능한 오랫동안 자신의 정책, 자신이 임명한 이들에 대한 인사를 우격다짐 식으로 끌고 가려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앞서 정치정문매체 폴리티코는 지난 5일 트럼프 대통령이 인사권 등 현직 대통령의 권한을 활용해 불복 전략에 적극 이용할 것이라고 보도하기도 했다. '대선 후 통치'가 고위관리 해임으로 시작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크리스토퍼 레이 연방수사국(FBI) 국장, 마크 에스퍼 국방부 장관 등 그간 트럼프 대통령과 갈등을 빚은 인물들이 주요 경질 대상으로 예측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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