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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 시대] 車판매원 아들을 대통령으로 만든 5가지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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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 시대] 車판매원 아들을 대통령으로 만든 5가지 이유

입력
2020.11.09 13:16
수정
2020.11.09 1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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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국가수장 위기대응 능력 부각
선거 유세 자제하며 약점 말실수 줄여
두둑한 자금으로 TV광고 주도권 잡아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지난달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댈러스고교에서 열린 드라이브스루 유세에 참석해 연설하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지난달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댈러스고교에서 열린 드라이브스루 유세에 참석해 연설하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2020년 미국 대선 개표 과정은 한 편의 드라마였다. 역전에 역전을 거듭한 끝에 미국 유권자들은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를 차기 대통령으로 택했다. 결과적으로 바이든 당선인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넉넉하게 앞서며 승리했지만, 선거인단 270명을 확보하기까지 여정은 만만치 않았다. 영국 BBC방송은 8일(현지시간) “자동차 판매원의 아들이 대통령을 거머쥘 수 있었던” 다섯 가지 이유를 집중 조명했다.

1.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미국에서 23만명이 넘는 생명을 앗아간 코로나19는 올해 미국인의 삶과 정치를 일거에 바꿔놨다. 감염병에 짐짓 무심한 듯했던 트럼프 대통령조차 유세 기간 “가짜뉴스로 모든 것이 코로나, 코로나, 코로나”라며 대응 부실을 지적하는 여론에 적잖이 신경을 썼다고 한다. 대선을 앞두고 코로나19에 대한 관심은 대통령의 위기 대처 능력을 평가하는 척도로 탈바꿈했다. 미 여론조사업체 퓨리서치에 따르면 코로나19 대응과 관련한 유권자들의 기대감은 바이든 당선인이 트럼프 대통령보다 17%포인트 더 높았다.

2. 자세 낮춘 캠페인

바이든 당선인은 대권 3수생이다. 1988ㆍ2008년 두 차례 도전했지만, 당 경선에서 미끄러졌다. 잦은 말실수 등의 약점을 어떻게든 고쳐야 했다. 일단 코로나19란 호재가 찾아왔다. 이어 감염병 위기로 미국 경제가 흔들렸고, 5월엔 흑인 사망으로 인종차별 이슈까지 불거져 대선에 대한 관심을 자연스레 분산시킬 수 있었다. 현장 유세가 줄어든 덕분에 바이든 캠프는 말실수 등 문제점을 노출할 가능성을 최소화하는 전략에 공을 들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숨은 바이든”이라고 조롱했지만 되레 코로나19 대응 능력만 부각되는 효과를 봤다. 대통령은 감염병에 걸렸으니까.

3. 트럼프 강조한 TV광고

바이든 캠프는 올해 대선 메시지로 “미국의 영혼을 위한 싸움”이라는 주제를 잡았다. 분열과 혼란으로 얼룩진 지난 4년을 치유할 기회라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양극화하고 선동만 일삼는 트럼프 대통령의 치부를 돋보이게 해 유권자들에 안정감을 갖춘 리더십의 주인공은 바이든이라는 사실을 각인시키려는 의도였다. 전략은 주효했다. BBC는 “‘트럼프가 아니다’라는 단순 메시지가 바이든을 이기게 했다”고 분석했다.

4. 중도 이미지 고수

일관된 ‘중도’ 성향도 바이든을 빛나게 했다. 당 경선에서 경쟁자였던 버니 샌더스ㆍ엘리자베스 워런 상원의원은 진보 색채를 뚜렷이 했다. 그러나 바이든은 보편적인 국민건강보험, 대학 무상교육, 부유세 등 선명하지만 급진적인 정책을 거부했다. 이는 좌우를 모두 포용할 수 있는 표심 확장으로 이어졌다. 여기에 젊고 유색인종 여성인 카멀라 해리스를 러닝메이트로 낙점한 것은 그의 밋밋한 이미지를 보완해주는 신의 한 수가 됐다.

5. 풍족한 선거자금

올해 초만해도 바이든 캠프의 금고는 바닥을 긁고 있었다. 돈이 쌓이기 시작한 건 4월부터다. 이후 바이든 측은 자금조달의 거물로 변모해 줄곧 확고한 재정적 우위를 유지할 수 있었다. 대선을 한 달 앞뒀을 때 바이든 캠프가 상대 편보다 더 끌어 모은 자금은 1억4,400만달러(1,600억원)나 됐다. 이 돈은 주요 경합주(州)에서 공화당의 TV광고를 밀어버렸다. 코로나19 사태로 자택에서 미디어를 소비하는 시간이 늘면서 TV광고는 엄청난 효과를 발휘했고, 판세를 뒤집는 원동력이 됐다. 넘치는 곳간이 바이든 당선인의 결정적 한 방이었던 셈이다.

강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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