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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 시대] 최측근도 '승복' 압박... 트럼프의 '출구전략' 선택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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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 시대] 최측근도 '승복' 압박... 트럼프의 '출구전략' 선택지는?

입력
2020.11.09 17:49
수정
2020.11.09 18:36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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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송전' 등 강경대응 의견도 팽팽히 맞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8일 버지니아주 스털링에 있는 트럼프내셔널 골프클럽에서 골프를 치고 있다. 그는 여전히 패배 결과를 받아들이지 않고 법적 판단을 받겠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스털링=AP 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8일 버지니아주 스털링에 있는 트럼프내셔널 골프클럽에서 골프를 치고 있다. 그는 여전히 패배 결과를 받아들이지 않고 법적 판단을 받겠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스털링=AP 뉴시스

대선 패배를 인정하지 않으며 전방위 소송전을 예고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입지가 점점 좁아지고 있다. 최측근 인사들마저 결과 승복을 압박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품격 있는 퇴장’과 ‘끝장 승부’란 출구전략 선택지를 놓고 트럼프 대통령이 어떤 판단을 내릴지 주목된다.

8일(현지시간) 미 언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버지니아주(州) 스털링에 있는 트럼프내셔널 골프클럽에서 이틀째 운동을 하며 겉으론 여유 있는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민주당이 선거를 훔쳤다는 뉴트 깅리치 전 공화당 하원의장의 주장을 트위터에 올리는 등 부정 선거 입장을 계속 고수하고 있다. 미 CNBC방송은 캠프 소식통을 인용, “대통령은 패배를 전혀 인정하지 않고 있다. 9일부터 본격적인 법적 절차를 밟을 것”이라고 전했다.

강경한 트럼프 대통령의 행보와 달리 부인 멜라니아 여사 등 측근 그룹 안에선 ‘우아한 출구전략’을 권하는 기류가 강해지고 있다. CNN방송은 “대통령이 대선 결과를 받아들일 때가 왔다고 조언하는 핵심 인사들의 의견이 많아지고 있다”며 대표 인물로 멜라니아 여사를 지목했다. 공식적인 영부인의 입장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이제는 패배를 수용해야 한다는 것이다. ABC방송은 “가족을 포함해 핵심부에 있는 모든 이들은 이것(대선)이 끝났다는 사실을 충분히 알고 있다”면서 트럼프 대통령을 설득하기 위한 대화가 진행되고 있다고 내부 상황을 전했다. 앞서 사위 재러드 쿠슈너 백악관 선임보좌관도 트럼프 대통령에게 패배 시인을 권유했다고 전언이 나왔다. 가족 이너서클과 함께 마크 메도스 백악관 비서실장, 미치 매코널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 등이 대통령의 뜻을 바꿀 인물로 거론된다.

지난달 29일 미 플로리다주 탬파의 레이먼드 제임스 스타디움 주차장에서 열린 미 대통령 선거 유세에 나서 지원 연설을 하고 있는 멜라니아 트럼프 여사. 멜라니아 여사는 8일 트럼프 대통령에게 이번 대선 패배를 시인하라고 설득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탬파=AP 뉴시스

지난달 29일 미 플로리다주 탬파의 레이먼드 제임스 스타디움 주차장에서 열린 미 대통령 선거 유세에 나서 지원 연설을 하고 있는 멜라니아 트럼프 여사. 멜라니아 여사는 8일 트럼프 대통령에게 이번 대선 패배를 시인하라고 설득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탬파=AP 뉴시스

공화당 내 분위기는 훨씬 강경하다. 공화당 출신의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은 이날 성명을 내고 “대선은 공정했고 결과는 분명하다”며 트럼프 대통령의 버티기를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또 “어떤 방식으로 투표하든 유권자의 표는 집계된다”고 말해 우편투표를 대상으로 삼은 트럼프 캠프의 소송 전략을 꼬집었다. 한국계 부인을 둬 ‘한국 사위’로 불리는 래리 호건 메릴랜드 주지사도 “이제 좋든 싫든 승자 뒤로 물러날 때”라고 트럼프 대통령의 결단을 촉구했고, 밋 롬니 상원의원 역시 CNN에 출연해 “현 단계에선 그런 (부정선거의) 증거가 없다”고 못 박았다.

반면 여전히 소송전 등 강경 대응을 고집하는 목소리도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개인 변호사인 루디 줄리아니 전 뉴욕시장은 이날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현 시점에서 그(트럼프)가 승복하는 건 잘못된 일”이라며 “최소 3,4개 혹은 10개 주에서 선거를 도둑 맞았다는 강력한 증거가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우편투표 개표 참관 방해 △이미 죽은 사람의 투표 참여 △기한 넘긴 투표 집계 등 3가지 혐의를 내세워 법적 공방에 임하겠다고 설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장남 도널드 주니어와 차남 에릭도 연일 트위터에 글을 올려 지지자들에게 선거 불복 참여를 호소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변호사 루디 줄리아니가 4일 펜실베이니아주 필라델피아에서 펜실베이니아 개표 중단 소송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필라델피아=AP 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변호사 루디 줄리아니가 4일 펜실베이니아주 필라델피아에서 펜실베이니아 개표 중단 소송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필라델피아=AP 뉴시스

현재 여론은 트럼프 대통령이 패배를 인정하고 결자해지하라는 쪽이 우세하다. 정권 핵심 인사들의 강경론 고수가 ‘몽니’로 비쳐지면서 캠프가 웃음거리로 전락하는 사건도 왕왕 발생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자신의 법률팀이 펜실베이니아주 필라델피아의 포시즌즈 호텔에서 대형 기자회견을 연다는 내용의 트윗을 올렸다가 추후 ‘포시즌즈 토탈 랜드스케이핑’(조경업체)으로 장소를 재공지했다. 이름이 비슷해 혼선이 생겼던 것이다. 곧장 트위터를 비롯한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는 조롱하는 글이 여럿 올라왔다. 한 네티즌은 “엉망진창인 트럼프 캠프가 패배를 인정하지 않아 갈수록 비참해지고 있는 트럼프를 더욱 초라하게 만들었다”고 평했다.

박주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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