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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옵티머스 대표, 화성산업 유증대금 100억 중 70억 수표로 인출해 챙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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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옵티머스 대표, 화성산업 유증대금 100억 중 70억 수표로 인출해 챙겼다"

입력
2020.11.10 04:30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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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억은 관계사 통해 '세탁 후 위장 계약' 처리 정황

옵티머스자산운용 펀드 사건 수사팀이 확대된되자 지난달 15일 서울 강남구 옵티머스자산운용 사무실에서 간판이 제거됐다.(오른쪽 사진) 사흘 전만 해도 간판이 붙어 있었다.(왼쪽 사진) 뉴시스

옵티머스자산운용 펀드 사건 수사팀이 확대된되자 지난달 15일 서울 강남구 옵티머스자산운용 사무실에서 간판이 제거됐다.(오른쪽 사진) 사흘 전만 해도 간판이 붙어 있었다.(왼쪽 사진) 뉴시스

옵티머스자산운용(옵티머스)이 관계 회사들을 이용해 세탁을 시도한 자금 100억원(본보 5일 자 14면)의 행방과 관련해 검찰이 “옵티머스 대표이사 측에 다시 흘러들어갔다”는 구체적인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확인됐다. 검찰은 이 돈이 정ㆍ관계 로비에 사용됐는지, 아니면 또 다른 범행을 위한 자금으로 쓰였는지 등을 파악하는 데 수사력을 모으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9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경제범죄형사부(부장 주민철)는 옵티머스의 지배하에 있는 화성산업 대표 박모(61)씨가 유상증자로 끌어 모은 100억원 중 70억원을 수표로 인출, 김재현(50ㆍ구속기소) 옵티머스 대표에게 전달했다는 제3자의 진술을 확보했다. 옵티머스 핵심 관계자는 “(100억원 가운데) 나머지 30억원은 박씨의 부인 최모씨가 운영하는 화학약품 제조업체 K사를 통해 세탁이 됐다”며 “이 돈은 김 대표의 부인 윤모씨 명의로 된 강남 아파트를 5년 후 매입하는 금전소비대차 계약을 맺는 것으로 위장 처리됐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옵티머스 일당은 ‘예약 매매 가등기’ 등의 치밀한 수법을 쓰며 자금을 세탁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대표와 박씨 등이 이렇게 빼돌린 100억원은 화성산업이 옵티머스 관계 회사인 이피플러스, 청주여객터미널 등을 통해 조성한 돈이다. 검찰은 최근 옵티머스 핵심 관계자로부터 “화성산업은 올해 5월 ‘청주여객터미널’ 등 업체 두 곳에서 유상증자 대금으로 각각 50억원씩, 총 100억원의 투자를 받았다”는 진술도 받았다. 결국 옵티머스 관계사는 물론, 직접 관련이 없는 외부 회사들에서 투자받은 돈이 복잡한 세탁 과정을 거쳐 다시 옵티머스 대표 쪽으로 되돌아간 셈이다. 검찰은 지난달 28일 박씨의 사무실을 압수수색한 뒤, 그를 수차례 불러 이 부분을 강도높게 추궁했다.

특히 문제의 100억원 가운데 일부는 사실상 ‘로비스트한테 강탈된 돈’이라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김 대표는 옵티머스 측 핵심 로비스트인 정영제(57ㆍ수배 중) 전 옵티머스대체투자 대표에게 곤지암 물류센터 사업의 시행사인 ‘골든코어’의 지분 50%를 양도했다. 이 과정에서 거래 형식을 취하고자 김 대표는 박씨한테 건네받은 70억원 중 40억원을 정 전 대표에게 내 주고, 정 전 대표는 이를 다시 옵티머스 관계사인 트러스트올에 입금했다고 한다.

골든코어는 경기 광주시 곤지암읍에 약 20만㎡ 땅을 사들여 ‘봉현 물류단지 조성 사업’에 착수한 회사로, 정 전 대표가 지난해 4월 대표로 취임했다. 옵티머스 내부 사정에 밝은 한 관계자는 “김 대표는 봉현 물류단지 사업에서 3,000억원대 수익이 발생할 것으로 봤었는데, 한 푼도 받지 않고 정 전 대표에게 골든코어 지분 절반을 넘겨 의아했다”며 “옵티머스 펀드 사기의 대가 또는 정 전 대표의 협박 때문에 무상으로 지분을 넘긴 것 같다”고 전했다.

한 검찰 출신 변호사는 이 같은 옵티머스의 자금 흐름을 두고 “횡령 등을 통해 마련한 자금을 세탁한 뒤 복잡한 내부 거래로 그럴 듯한 외형을 만들고, 결국 ‘자금 저수지’인 트러스트올로 유입시켰던 것 같다”고 풀이했다. 그러면서 “옵티머스 측이 끌어들인 막대한 돈의 종착지 규명에 수사팀이 머지않아 도달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안아람 기자
정준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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