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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 시대] "마스크 써달라"는 바이든 첫 메시지에 반색한 중국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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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 시대] "마스크 써달라"는 바이든 첫 메시지에 반색한 중국 왜?

입력
2020.11.10 15:01
수정
2020.11.10 18:18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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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마스크 외면해온 美에 수출 물꼬 기대
코로나 방역 고리로 미중 협력 접점 넓혀
당선 축하인사는 "국제 관례 따라야" 주저

조 바이든(왼쪽)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9일 델라웨어주 월밍턴에서 대선 승리 선언 후 첫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달 29일 베이징에서 열린 공산당 제19기 5차 전체회의에 참석해 연설하고 있다. 워싱턴·베이징=AFP·AP 연합뉴스·뉴시스

조 바이든(왼쪽)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9일 델라웨어주 월밍턴에서 대선 승리 선언 후 첫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달 29일 베이징에서 열린 공산당 제19기 5차 전체회의에 참석해 연설하고 있다. 워싱턴·베이징=AFP·AP 연합뉴스·뉴시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9일(현지시간) 첫 공식행사에서 마스크 착용을 당부하자 중국이 반색하고 있다. 마스크 수출의 물꼬를 트고, 방역 협력으로 새로 출범할 바이든 정부와 접점을 넓힐 수 있다는 기대 때문이다. 대선 승리 이후 축하 메시지 없이 조심스럽게 미국의 정권 교체 상황을 지켜보는 것과 대조적이다.

中 마스크 수출, 유럽 '수억 개' vs 미국 '1,000만개'

중국 상하이에서 4일 열린 제3회 중국국제수입박람회 개막식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이 기조연설을 하는 모습이 대형 화면에 비치고 있다. 상하이=AFP 연합뉴스

중국 상하이에서 4일 열린 제3회 중국국제수입박람회 개막식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이 기조연설을 하는 모습이 대형 화면에 비치고 있다. 상하이=AFP 연합뉴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지난 4일 상하이 수입박람회 기조연설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발병 이후 전 세계 150개국에 마스크 1,790억개를 지원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미국은 예외다. 독일, 영국 등 유럽에 건너간 중국산 마스크가 수억개에 달하는 것과 달리 미국에는 고작 1,000만개 수출하는 데 그쳤다. 백악관이 올해 추산한 미국 내 마스크 수요(35억개)에 턱없이 못 미친다.

중국 업체의 마스크 생산능력은 코로나19를 거치면서 하루 수억개 수준으로 치솟았다. 마스크가 넘쳐나지만 코로나19 확산을 저지하는데 성공해 수요는 제자리걸음이다. 그 결과, 수술용 마스크를 기준으로 4월에는 1개당 3위안(약 510원)이던 가격이 1위안(약 170원)으로 급락했다.

따라서 “마스크를 꼭 써달라”는 바이든 당선인의 호소에 중국은 고무된 표정이다. 바이위(白宇) 중국 의료기기협회 회장은 10일 “중국산 마스크는 미국산보다 질 좋고 저렴하다”면서 “바이든 정부가 봉쇄조치를 상향 조정하면 마스크 소비가 급증해 주문이 쇄도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실제 바이든 당선 이후 중국 내 마스크 제조업체 관련 주가는 10~20% 가량 폭등해 시장의 기대감을 드러냈다.

코로나19 방역은 美와 협력 첫 단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9일 델라웨어주 윌밍턴에서 대선 승리 선언 후 가진 첫 기자회견 도중 마스크를 들어 보이고 있다. 윌밍턴=로이터 연합뉴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9일 델라웨어주 윌밍턴에서 대선 승리 선언 후 가진 첫 기자회견 도중 마스크를 들어 보이고 있다. 윌밍턴=로이터 연합뉴스

바이든 행정부는 트럼프 대통령과 차별화할 최우선 과제로 코로나19 방역을 내세우고 있다. 누적 확진자 1,000만명을 넘어선 가파른 상승세부터 누그러뜨려야 한다. 하지만 대선 과정에서 미국 사회가 둘로 쪼개진 만큼, 마스크 착용을 비롯한 바이든 당선인의 방역 정책은 시작부터 난관에 봉착할 수도 있다. 뤼샹(呂祥) 중국 사회과학원 연구원은 “미국이 푸른색과 붉은색으로 분열돼, 공화당이 장악한 주(州)에서는 정부 방침이 순조롭게 적용될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미국이 자신의 역량만으로 감염률을 낮추기 어렵다면 남은 건 국가간 방역 협력을 통한 국제공조다. 중국이 내심 원하는 부분이다. 중국은 미국이 탈퇴한 세계보건기구(WHO) 주도 글로벌 백신 공급체계(COVAX)에 참여해 우위를 선점한데다 전수조사를 통한 코로나19 ‘양적 통제’로 이미 상당한 효과를 거뒀다.

미국 로스엔젤레스의 코로나19 선별 진료소에서 직원이 줄지어 검사 차례를 기다리는 주민들을 안내하고 있다. 로스앤젤레스=AFP 연합뉴스

미국 로스엔젤레스의 코로나19 선별 진료소에서 직원이 줄지어 검사 차례를 기다리는 주민들을 안내하고 있다. 로스앤젤레스=AFP 연합뉴스

이 같은 자신감을 바탕으로 미국이 가장 절실한 방역 분야에서 먼저 바이든 정부와 손발을 맞춰보겠다는 것이다. 경제, 군사, 외교, 인권 등 다른 분야 현안에 비해 방역은 중국의 부담이 덜한 측면도 있다. 글로벌타임스는 “트럼프 대통령의 유산부터 청산하려는 바이든 당선인이 코로나19를 안정세로 돌리려면 중국, 세계보건기구(WHO) 등 파트너들과 건설적 협력을 모색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다만 중국은 “국제 관례에 따른 것(외교부 대변인)”이라며 바이든 당선인의 승리에 대해 여전히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션이(沈逸) 푸단대 교수는 “미 대선을 둘러싼 논란을 피하고 바이든 팀에 아첨할 필요도 없기 때문에 서두를 필요가 없다”고 했고, 댜오다밍(?大明) 런민대 교수는 “트럼프 대통령이 패배를 인정하지 않아 불확실성이 존재한다”고 지적했다.

베이징= 김광수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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