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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대통령ㆍ바이든 첫 통화, 한미관계 청신호...북핵 우선 순위 두고 온도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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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대통령ㆍ바이든 첫 통화, 한미관계 청신호...북핵 우선 순위 두고 온도차

입력
2020.11.13 0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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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12일 오전 청와대에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과 전화통화하고 있다. 청와대 제공

문재인 대통령이 12일 오전 청와대에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과 전화통화하고 있다. 청와대 제공

문재인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은 12일 첫 전화회담을 하고 한미동맹의 미래지향적 발전을 위해 힘을 합치기로 했다. 바이든 당선인이 한미동맹 강화 의지를 강하게 드러내면서 방위비 분담금 증액 문제 등으로 불협화음을 일으켰던 도널드 트럼프 정부 때와 달리 한미 동맹 순항에 청신호가 켜졌다. 양 정상은 북핵 문제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 등에서도 적극 협력하기로 했다. 다만 문 대통령이 북핵 해결에 우선적 방점을 찍었으나 바이든 당선인은 코로나19 대응을 강조해 우선 순위에서 미묘한 차이를 보였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전 9시부터 14분간 바이든 당선인과 통화하고 한미동맹과 북한 핵문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ㆍ기후 변화 대응 등 현안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고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이 브리핑을 통해 전했다. 바이든 당선인의 승리 확정 나흘만에 이뤄진 첫 직접 대화다.

바이든 당선인은 “한국은 인도ㆍ태평양 지역 안보와 번영의 ‘핵심 축’ (linchpinㆍ린치핀)”이라며 “한국에 대한 방위공약을 확고히 유지하겠다”고 밝혔다. 린치핀은 오바마 행정부 때 한미동맹을 설명하는 말로, 바이든 당선인이 그만큼 한미동맹의 중요성을 강조한 것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도 바이든 당선인이 11일(현지시간) 재향군인의날을 맞아 펜실베니아주 필라델피아의 한국전참전기념비를 찾아 헌화한 사실 등을 언급하며 “한미관계 발전과 한반도 평화 정착에 대한 당선인의 높은 관심과 의지에 사의”를 표했다. 문 대통령과 바이든 당선인은 내년 1월 바이든 당선인 취임 후 가능한 빨리 만나기로 했다.

문 대통령은 그러면서 “한반도 비핵화 및 항구적 평화 정착을 위해 긴밀히 소통하길 바란다”고 말했고, 바이든 당선인은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해 긴밀히 협력하자”고 화답했다고 청와대는 전했다.

문 대통령과 바이든 당선인은 코로나19 및 기후 변화 등에서도 양국간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바이든 당선인은 특히 “한국과 미국에서 같은 날 코로나 확진자가 발생했는데 한국이 매우 훌륭하게 코로나에 대응해 온 데 대해 문 대통령께 경의를 표한다”고 치켜세웠다. 그러면서 “미국이 한국과 같이 대응하려면 아직 갈 길이 멀다”며 “다행히 백신이 개발되고 있어 길이 열리고 있으며, 지금부터 신행정부 출범 시까지 코로나 억제를 위해 노력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바이든 당선인 인수위원회도 이날 보도자료를 내고 “바이든 당선인이 문 대통령의 강력한 코로나19 리더십을 높이 평가했다”며 “코로나19 사태 해결과 세계 보건 안보 구축, 세계 경제 회복 촉진을 위해 협력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고 전했다.

다만 양측의 발표 내용에서 우선 순위는 미묘하게 달랐다. 청와대는 양 정상이 협력하기로 한 분야를 북핵, 기후변화, 코로나19 순서로 소개했으나 바이든 인수위 측은 코로나19 대응을 가장 먼저 거론했다. 바이든 인수위 입장에선 코로나19 대응이 우선이라는 것을 분명히 드러낸 셈이다. 인수위 측은 이어 "대통령 당선인은 문 대통령과 북한에서부터 기후변화 등 다른 공통의 과제에 대해 긴밀히 협력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고 밝혀 북한 문제가 여러 사안의 하나로 거론됐다. 북핵 대신 북한이라고만 언급돼 '북핵' 표현도 빠진 셈이다.

그간 외교가에선 바이든 행정부가 코로나19 대응 등 국내 문제에 집중할 수 밖에 없어 북핵 문제가 우선 순위에서 밀릴 수 있다는 우려가 지속적으로 제기됐다. 북미 협상 결렬로 장기교착 상태에 빠진 한반도 평화프로세스를 조속히 제 궤도에 올려놓으려는 한국 정부와 온도차가 있다는 것이다. 우리 정부로선 북핵 문제를 우선 순위에 올려 놓기 위한 대미 외교전이 더욱 시급해졌다는 얘기도 나온다.





이동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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