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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생충” 일갈했던 현각, 혜민 ‘활동 중단’에 “아름다운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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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생충” 일갈했던 현각, 혜민 ‘활동 중단’에 “아름다운 사람”

입력
2020.11.16 08:32
수정
2020.11.16 1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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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아침 현각 스님 페이스북에 올라 온 글. 페이스북 화면 캡처

16일 아침 현각 스님 페이스북에 올라 온 글. 페이스북 화면 캡처

화해한 것일까. ‘푸른 눈의 수행자’ 현각 스님이 16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아름다운 사람”이라 부르며 혜민 스님을 칭찬했다. “기생충”이라는 모멸적 표현까지 서슴지 않던 전날 태도를 180도 바꾼 것이다.

현각 스님은 이날 자기 페이스북을 통해 “나는 오늘 아침 일찍 나의 아우님 혜민 스님과 이야기를 나눴다”며 “서로에 대한 사랑과 상호 존중, 깊은 감사로 가득찬 70분간의 통화였다”고 밝혔다. 그는 “우리 둘 다 같은 일에 열정적으로 전념하고 있다. 진리를 구하기 위한 수행”이라며 “현대 문화의 혼란스러운 방식을 통해 보석을 공유하려고 시도하는 과정에서 나 역시 여러 차례 나 자신의 수행이 타락할 수 있도록 허용했고, 이런 방식들에 대한 실망감을 공유했다”고 말했다. 이어 “혜민 스님은 인류에게 줄 선물이 아주 많은,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아름답고 성실한 사람”이라고 치켜세웠다.

그는 “영적인 삶은 비행기 같다. 그 여정에서 항로 수정과 적응이 끊임없이 필요하고 난기류가 생길 수도 있다. 나 역시 비행 계획에서 여러 번 벗어났고 빌어먹을 인간인 만큼 계속 그럴지도 모른다”며 “나는 그(혜민 스님)나 다른 누구보다도 더 낫거나 순수하지 않다”고 털어놨다.

또 “혜민 스님과 나는 인터넷과 소셜 미디어 시대에 가르치는 일을 시작했다. 이건 2500년 불교 전통에서 스님들이 접하지 못했던 상황”이라며 “누구도 우리에게 완전히 실수를 피하고 완벽하게 이 일을 해낼 수 있는 방법에 대한 지침서를 제공할 수 없었다. 이 강력한 이 매체에 더 익숙한 사람들로부터 받는 비판과 수정 요구에 늘 감사한다”고 했다.

그는 “오늘 아침 대화에서 혜민 스님과 나는 서로에 대한 사랑을 표현했고, 계속 연락하면서 서로와 공유하고 서로에게 배우기로 했다”며 “내가 조계종에 속해 있든 아니든 그는 언제나 나의 영원한 도반(道伴)일 것이고, 나는 그의 순수한 마음을 아주 많이 존경한다”고 강조했다.

15일 현각 스님 페이스북 올라 온 게시물. 페이스북 화면 캡처

15일 현각 스님 페이스북 올라 온 게시물. 페이스북 화면 캡처

앞서 혜민 스님은 7일 방송된 tvN 예능 프로그램 ‘온앤오프’에서 일상을 공개했다. 남산타워가 한눈에 들어오는 전망 좋은 자택이 노출되면서 평소 언행과 맞지 않는다는 비판이 나왔다. 이에 현각 스님은 15일 SNS에서 이를 언급하며 “(혜민 스님은) 단지 사업자, 배우일 뿐 진정한 참선 경험이 전혀 없다”고 꼬집었다. “부처님의 가르침을 팔아 먹는 기생충일 뿐”이라까지 했다.

베스트셀러 에세이 ‘멈추면 비로소 보이는 것’의 저자인 혜민 스님은 강연 등을 통해 무소유와 명상을 권해 왔다. 미국 예일대와 하버드대 대학원 출신의 현각 스님은 1990년 숭산 큰스님 법문을 듣고 출가를 결심했고 현정사 주지 등을 지냈지만, 2016년 한국 불교의 기복 신앙과 유교적 관습 등을 정면 비판하며 “한국 불교를 떠나겠다”고 밝혔었다.

현각 스님의 비난 등으로 세간 여론이 악화하자 혜민 스님은 15일 밤 자신의 트위터에 “이번 일로 상처 받고 실망하신 모든 분들께 참회한다”며 “저는 오늘부로 모든 활동을 내려놓고, 대중선원으로 돌아가 부처님 말씀을 다시 공부하고 수행 기도 정진하겠다”고 밝혔다. “지금까지 출가 수행자로서 제가 할 수 있는 방법으로 세상에 불법을 전하려고 노력해 왔다고 생각했지만 저의 부족함으로 인해 많은 분들께 불편함을 드렸다. 승려의 본분사를 다하지 못한 저의 잘못”이라면서다.

그는 “더는 저의 일들로 지금 이 시간에도 분초를 다투며 산중에서 수행정진하시는 많은 스님들과 기도하는 불자들에게 누가 되지 않기를 바란다”며 “대한민국 모두가 코로나 바이러스(코로나19)로 힘든 시기에 저의 부족함으로 실망을 드려 거듭 참회한다”고 덧붙였다.

권경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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