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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둘기 한 마리 몸값이 21억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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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둘기 한 마리 몸값이 21억원

입력
2020.11.16 1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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벨기에 경주용 비둘기 '뉴킴' 경매 신기록
작년 16억 매매가 경신... 중국인에 팔려
中 경제성장으로 부유층 호사취미 인기

경주용 비둘기 경매사이트인 피파의 한 직원이 15일 벨기에 플랑드르에서 경매를 마친 두 살배기 암컷 비둘기 '뉴킴'을 공개하고 있다. 플랑드르=AP 연합뉴스

경주용 비둘기 경매사이트인 피파의 한 직원이 15일 벨기에 플랑드르에서 경매를 마친 두 살배기 암컷 비둘기 '뉴킴'을 공개하고 있다. 플랑드르=AP 연합뉴스

벨기에 경주용 비둘기가 경매에서 무려 21억원에 낙찰돼 ‘세계에서 가장 비싼 비둘기’ 기록을 갈아치웠다. 경제성장과 함께 최근 몇 년 간 중화권에서 성행한 비둘기 경주의 인기를 반영하듯, 다시 한 번 고가의 입찰 기록을 세웠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15일(현지시간) 경주용 비둘기 경매사이트인 피파(PIPA)에서 벨기에산 경주용 비둘기 ‘뉴킴’이 중국인 수집가에 의해 역대 최고가인 160만유로(약 21억원)에 낙찰됐다고 전했다. 뉴킴은 현재 두 살로 2018년 벨기에 최연소 경주용 비둘기에 이름을 올린 뒤 조기 은퇴했다. 비둘기는 보통 열 살까지 번식이 가능해 향후 수년간 우수한 유전자를 지닌 새끼를 낳을 수 있는 점이 강점으로 꼽혔다고 신문은 설명했다. 2일 200유로로 시작한 입찰은 2주 가량 진행되며 가격을 가파르게 끌어올렸다.

이전 최고가 낙찰은 지난해 3월 125만2,000유로(약 16억원)에 팔린 벨기에산 경주용 비둘기 아만도다. 아만도는 2018년 유럽에서 가장 빠른 비둘기였으며 마찬가지로 중국인 애호가의 손에 넘겨졌다. PIPA 측은 “아만도와 달리 뉴킴이 암컷임을 고려하면 믿을 수 없이 높은 낙찰가”라며 “보통 수컷 비둘기가 번식이 쉬워 암컷보다 비싸게 팔린다”고 밝혔다.

전 세계적으로 경주용 비둘기의 몸값은 중국의 경제성장과 궤를 같이 했다. 오랜 전통인 전서구(傳書鳩ㆍ편지를 보낼 수 있도록 훈련 받은 비둘기)는 비록 사라졌지만 경주용 비둘기 수입이 호사취미로 각광받으며 2013년 볼트(31만유로), 2017년 나딘(40만유로) 등 근래 비둘기 입찰 신기록은 모두 중국인 몫이었다. 미 경제전문매체 비스니스 인사이더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영국 비둘기 애호가는 2만1,000명에 불과하지만 베이징에는 10만명, 대만의 경우 50만명이 존재한다. 중국 부유층이 늘면서 비둘기 몸값도 덩달아 오른 것이다. PIPA 역시 연간 매출의 60%(2,500만유로)를 중국에서 벌어들인다.

AP통신은 “노동자 계급 남성이 즐겼던 서유럽의 전통이 외국에서 상류층 문화로 바뀌었다”며 “중국에서는 10년 전만해도 들어본 적 없는 가격으로 새가 판매된다”고 전했다.

장채원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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