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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콩'을 잡아라"... 가열되는 한중일 3각 각축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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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콩'을 잡아라"... 가열되는 한중일 3각 각축전

입력
2020.11.16 1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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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발주자 韓, 1년만에 '전략적 동반자' 격상?
中, 농산물 수입 늘리고 인프라 투자도 증대
10년 앞섰던 日도 기업 진출·ODA 확대키로

응우옌쑤언푹 베트남 총리 등이 지난 13일 한국-메콩국가 화상 정상회의에 참석해 문재인 대통령의 발언을 경청하고 있다. 하노이=AFP 연합뉴스

응우옌쑤언푹 베트남 총리 등이 지난 13일 한국-메콩국가 화상 정상회의에 참석해 문재인 대통령의 발언을 경청하고 있다. 하노이=AFP 연합뉴스

인도차이나 반도의 젖줄인 메콩강 유역 5개국(태국 베트남 미얀마 캄보디아 라오스)을 우군으로 끌어 들이기 위한 한국과 중국ㆍ일본의 각축전이 가열되고 있다. 역내 진출이 가장 늦은 한국이 ‘신(新)남방정책’을 강화하며 치고 나서자 중국과 일본도 더 많은 투자를 약속하며 주도권을 놓지 않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하고 있다.

16일 청와대와 VN익스프레스 등 현지 매체 보도를 종합하면 문재인 정부는 앞서 12일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ㆍ아세안) 정상들과 회의를 거쳐 보건ㆍ의료, 비전통 안보 등 7대 분야를 강화하는 ‘신남방정책 플러스’ 전략을 발표했다. 특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어려움을 겪는 메콩유역국들은 방역 선진국인 한국의 새 정책 방안을 대대적으로 보도하며 기대를 숨기지 않았다. 한국은 기세를 몰아 이튿날 메콩국가들과 2차 정상회의를 열어 양측 관계를 ‘전략적 동반자’로 격상시키고, 코로나19 백신 사업에도 1,000만달러를 지원하기로 결정했다. 지난해 처음 열린 한-메콩 정상회의의 격을 1년 만에 대폭 높이는 속도전에 나선 것이다.

이 지역에서 전통적 강자를 자처했던 중국도 뒤질세라 물량 공세에 들어갔다. 중국은 아세안 회의 기간 “메콩국 등 동남아시아의 농산물 수입을 장려하고 국경 공급망을 유지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메콩국들이 최대 농산물 수입국이었던 중국의 국경 통관 강화로 막대한 피해를 입고 있는 상황을 감안한 조치다. 중국은 또 친중 국가로 분류되는 미얀마, 캄보디아에 “인프라 투자 확대”도 약속한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미얀마 상공회의소는 전날 “중국이 도로 등에 투자하기로 해 올해 외국인 투자 규모 1위에 오를 전망”이라고 밝혔다.

한국보다 10년 일찍 메콩국가들과 정상회의를 시작한 일본 역시 가만히 있지 않았다. 일본은 한국과 같은 13일 개최된 12차 메콩 정상회의에서 “역내 일본 기업 진출과 투자를 계속 늘리는 등 파트너십을 강화하겠다”고 공언했다. 메콩국 공적개발원조(ODA) 1위인 일본은 아세안을 통해 5,000만달러를 메콩국가들에 우회 지원하는 방식으로 ‘비상 보건응급 센터’ 건설도 추진할 방침이다. 방역이나 직접 교류에서 한중에 밀리는 만큼 자국 기업을 동원한 자금력으로 열세를 만회하겠다는 복안이다.

세 나라가 메콩국 포섭에 적극적인 이유는 복합적이다. 생산시설이 포화된 한일의 경우 노동력이 싸고 천연자원이 풍부한 메콩을 새로운 경제발전 교두보로 삼으려는 의지가 크다. 더불어 발전 속도가 빠른 이 지역에 수출을 늘리는 것도 국익 유지에 필수적이라고 본다. 반면 중국은 안보적 배경이 가미돼 있다. 최근 수위를 높이고 있는 미국과 일본 중심의 중국 포위 전략을 저지하려면 인접국인 메콩국가들의 이탈부터 막아야 하는 형편이다.

국제통화기구(IMF) 전망에 따르면 2011~2015년 메콩국 경제성장률은 6%대로 전 세계 평균 성장률(4%)을 웃돈다. 특히 베트남과 태국은 각각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과 메콩강 가뭄 문제로 얽혀 있어 반중 정서가 매우 강하다.

하노이= 정재호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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