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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더나 백신이 더 낫다고?…화이자보다 RNA 많이 주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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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더나 백신이 더 낫다고?…화이자보다 RNA 많이 주입

입력
2020.11.17 1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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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유전자 백신인데 효과·보관온도 달라??
RNA 용량·구조·원료, 포장방법 상이할 듯?
"세부 기술 차이 감안하면 사실상 대동소이"?
"효능도 중요하지만 좀 더 지켜봐야"

올해 5월 미국 매사추세츠주 케임브리지에 있는 바이오기업 모더나 본사의 모습. 모더나는 현재 개발 중인 코로나19 백신의 임상시험 3상 중간 결과를 11월 16일 발표했다. 케임브리지 로이터=연합뉴스

올해 5월 미국 매사추세츠주 케임브리지에 있는 바이오기업 모더나 본사의 모습. 모더나는 현재 개발 중인 코로나19 백신의 임상시험 3상 중간 결과를 11월 16일 발표했다. 케임브리지 로이터=연합뉴스


미국 바이오기업 모더나가 개발 중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의 효과가 94%가 넘는다는 중간 결과를 발표하면서 상용화 기대를 높이고 있다. 앞서 발표한 화이자 백신보다 효과가 더 좋고, 보관 온도도 높아 유통 과정의 제약도 극복할 수 있을 거란 예상이다. 모더나와 화이자 백신은 원리가 동일하다. 그러나 주성분의 원료나 용량, 제조 방식 등이 달라 효능과 보관 온도에 차이가 생긴 것으로 보인다. 이 차이가 장기적으로 안전성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는 미지수다. 모더나의 발표에 시장은 들뜬 모습이지만, 국내 전문가들은 여전히 “아직 지켜봐야 한다”며 차분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지난 16일(현지시간) 모더나가 공식 발표한 임상시험 3상 중간 결과에 따르면 이 회사의 코로나19 백신 후보물질은 94.5%의 효과를 보였다. 임상 참가자 3만여명 가운데 코로나19에 감염된 95명을 분석한 결과 백신을 맞은 사람은 5명에 불과했다는 것이다. 나머지 90명은 모두 백신이 아닌 가짜약을 투여받은 뒤 감염됐다. 비슷한 방식으로 집계된 화이자 백신의 효과가 91.5%였으니 수치만 보면 모더나 백신이 더 우수하다. 더구나 모더나는 영상 2~7도에서 30일간, 영하 20도에서 6개월간 백신을 보관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화이자 백신이 영하 70도가 유지돼야 하기 때문에 유통에 한계가 있다는 지적을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모더나 백신은 주성분으로 RNA를 사용한다는 점에서 화이자 백신과 기본 원리가 같다. 그런데도 이런 차이가 생긴 이유를 전문가들은 크게 세 가지로 보고 있다. 먼저 RNA의 원료와 구조다. RNA 백신은 코로나19 바이러스의 RNA 일부를 본떠 화학적으로 합성한 RNA를 체내에 주입하는 것이다. 이때 어떤 원료로 합성했는지, 어떤 구조로 설계했는지에 따라 분해되는 온도가 달라진다. 상온에 가까운 온도에서 RNA가 분해되지 않고 오래 형태를 유지해야 보관과 유통이 용이한 백신이 된다. 일부 전문가들은 모더나가 실제 바이러스 RNA를 그대로 본뜨지 않고 일부를 변형해 사용했을 것으로 추정한다. 이 같은 ‘변형 RNA’가 효능이나 보관 온도의 차이를 가져왔을 수 있다는 예상이다.

또 다른 이유는 RNA 용량이다. 화이자 백신은 한 사람에게 1회 접종으로 주입되는 RNA의 양이 30마이크로그램(㎍, 1㎍=100만분의 1g)인데, 모더나 백신은 50~100㎍이다. 주성분의 양이 많으니 그만큼 항원이 생성될 가능성이 높아 더 나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이들과 마찬가지로 코로나19 RNA 백신을 개발 중인 독일 바이오기업 큐어백은 1회 접종에 들어가는 RNA 양을 10㎍ 이하로 유지하고 있다. RNA 백신이 상용화한 적이 없는 만큼 주성분의 용량을 낮춘 것이다.

RNA 백신은 세포 안으로 들어가 단백질(항원)을 만들어내야 면역반응을 일으킬 수 있다. RNA를 그대로 주입하면 곧바로 분해되기 때문에 세포까지 무사히 전달될 수 있도록 지질 성분으로 이뤄진 나노입자에 싸서 넣어줘야 한다. 이때 나노입자로 RNA를 ‘포장’하는 방법은 산업적으로 수십 가지에 이른다. 모더나와 화이자는 각각 고유한 포장 기술을 확보했을 것으로 짐작된다.

이 같은 차이들을 감안하면 사실 화이자와 모더나 백신은 대동소이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견해다. 홍기종(건국대 교수) 대한백신학회 편집위원장은 “모더나 백신의 94.5% 효과는 학계의 예상을 훨씬 뛰어넘는 수치”라면서도 “이 수치가 적어도 3~6개월은 유지돼야 하고, 접종자들에게서 항체가 형성됐는지 여부도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국내 한 백신 제조사 관계자 역시 “상업용 규모로 대량생산하는 공정을 적용하면 데이터가 달라질 수 있다”며 “효능도 중요하지만 좀 더 지켜봐야 한다”고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임소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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