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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검사 결과 안 나왔는데 나가라뇨"...고려대 기숙사 폐쇄 두고 시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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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검사 결과 안 나왔는데 나가라뇨"...고려대 기숙사 폐쇄 두고 시끌

입력
2020.11.19 16:00
수정
2020.11.19 1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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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과 나올 때까지 대중교통도 못 타는데…" 학생 혼란
학교 측 "감염 확산 방지에 불가피…보건소 협의 결과"

고려대 아이스하키 동아리 관련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 10명이 발생한 가운데 16일 오전 서울 성북구 고대 안암병원 발열·호흡기 진료소를 찾은 시민들이 검사를 위해 줄을 서 있다. 연합뉴스

고려대 아이스하키 동아리 관련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 10명이 발생한 가운데 16일 오전 서울 성북구 고대 안암병원 발열·호흡기 진료소를 찾은 시민들이 검사를 위해 줄을 서 있다. 연합뉴스

고려대가 교내 아이스하키 동아리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 10명의 집단감염이 발생에 대응하는 과정에서 학생들이 혼란을 겪으면서 논란이 됐다. 확진자 동선에 행정고시동 기숙사가 포함되자 고려대가 폐쇄를 결정, 코로나19 진단검사를 받아 자가격리해야 하는 기숙사생들을 밖으로 내보낸 것이다.

19일 고파스 등 고려대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관련 조치에 대한 기숙사생들의 원성이 쏟아지고 있다. 고려대는 17일 오후 6시쯤 학생들에게 '기숙사 행정고시동이 확진자 동선에 포함됐다'는 문자메시지를 발송하고 당일 오후 8시쯤 기숙사 시설을 폐쇄했다.

폐쇄는 20일 오전 10시까지로 예정돼있다. 코로나19 진단검사를 한 기숙사생들은 보건소 측으로부터는 대중교통을 이용하지 말고 결과가 나올 때까지 자가격리하라는 권고를 받았으나, 학교 측 방침에 따라 기숙사 밖으로 나갈 수밖에 없었다.

기숙사생 "양성인지 음성인지도 모르는 사람 내보내는 게 맞나"

고려대 행정고시동 기숙사 폐쇄 관련 한 기숙사생이 올린 글 일부. 고파스 캡처

고려대 행정고시동 기숙사 폐쇄 관련 한 기숙사생이 올린 글 일부. 고파스 캡처

한 기숙사생은 고파스에 "단순 면피성 행위, 혹은 귀찮아서가 아니라면 왜 이러는지 조치가 전부 너무 이해가 안 된다"고 글을 올렸다. 그는 "오후 6시가 좀 넘어서 오후 8시에 (기숙사를) 나가라고 했는데, 왜 고작 2시간 전에 통보하는 것이냐"며 "울산 사는 사람도 있는데 2시간 안에 (다른 갈 곳 구할) 방법을 찾아서 나갈 수 있다고 생각하는 거냐"라고 말했다.

이어 "심지어 나도 그렇고 몇 사람은 진단검사 결과가 나올 때까지 격리 대상이었고, 격리 대상은 대중교통을 이용 못하는데 집에 걸어가라는 건가"라며 "그런데도 오후 7시 40분쯤 되니 시설과 분이 오셔서 방문을 일일이 두드리면서 (기숙사를) 나가라 했는데, 귀가할 만한 방법이 확보될 때까지만 학생들 방에 잘 격리시켜두면 안 됐나"라고 따져물었다.

기숙사동 폐쇄 조치 후 학교 측에서는 지방에 내려가기 어려운 학생들을 위해 다른 관에 방을 구해주겠다고 공지했으나, 몇분 지나지 않아 안 된다고 말을 번복하기도 했다. 이 기숙사생은 "검사를 받고 양성인지 음성인지도 모르는 사람을 밖으로 내보내는 게 맞나"라며 "그렇다고 귀가 방식을 안전하게 통제한 것도 아니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혹시라도 양성인 사람이 멋대로 대중교통을 타고 집에 갔다면 통제를 할 수 있었어도 안한 사람들 문제는 전혀 없는 거냐"며 "안전하게 집에 갔어도 혹시라도 그 사람 가족과 지역에 코로나19가 번지는 시초가 되면 책임이라도 져주나, 무책임하게 내보낸 기숙사 책임은 전혀 없나"라고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


학생들 "이해 안돼" 원성…학교 측 "감염 최소화 위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 발생으로 서울 성북구 고려대 아이스링크 입구에 16일 폐장 안내문이 불어 있다. 연합뉴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 발생으로 서울 성북구 고려대 아이스링크 입구에 16일 폐장 안내문이 불어 있다. 연합뉴스

또 다른 기숙사생도 글을 올려 "검사 결과 나올 때까지 자가격리를 해야 하고 수칙을 위반하면 구상권이 청구될 수 있는데 이 부분에 학교가 책임지겠냐는 질문에도, 당신이 양성인지 음성인지 모르는 저희 같은 상황이어도 원래 있던 곳을 떠나 집으로 들어가겠냐는 질문에도 답을 못 하면서 '대학본부가 이미 그렇게 결정한 것을 어쩌겠느냐, 집에 가라'하는데 벽이랑 대화하는 줄 알았다"고 한탄했다.

아울러 "결과가 음성으로 나와 안전이 확보되면 집에 가겠다는 거였는데 그 하루이틀을 기다려주지 못 한다는 게 상식적으로 이해가 안 된다"고 덧붙였다. 학교 측에서 기숙사생의 항의에 "자가격리 '권고'니까 불가피한 경우 대중교통을 타도 된다", "가족 사랑이 정말 대단하다", "집에 가서 방역수칙을 잘 지키면 가족에 전염 안 된다", "집이 지방이면 친구 집에서 자라" 등의 이야기를 했다는 증언도 나왔다.

이 같은 조치와 관련해 고려대 관계자는 이날 한국일보와 통화에서 "코로나19 초기부터 지금까지 모든 대응은 철저하게 방역당국 지침에 따라서 하는 것이고 학교가 일방적, 임의적으로 결정한 것이 없다"며 "감염확산 방지와 학생들 안전이 최우선이 돼야 하는데, 집단거주시설이기 때문에 감염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빠른 폐쇄조치가 필요해 퇴소에 대한 안내가 나간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대중교통을 이용, 집에서 자가격리 하는 것이 최적의 수단이라고 해 보건소와 협의 후 지침에 따른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학생들이 계속 기숙사에 있다보면 감염 우려가 있으니 최대한 빨리 이동해야 해서 폐쇄 결정 후 퇴소까지 시간이 짧았던 것"이라며 "부득이하게 2시간 내에 자가격리할 곳으로 가기 힘든 학생들을 위해서는 익일 아침까지 있을 수 있게 안내하고 이튿날 조식 제공 후 퇴소하게끔 했다"고 전했다.

이유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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