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성원 차관 "호텔 전세는 1인 가구용 정책"
참여연대 김남근 변호사 "번지수가 잘못된 비판"
정부가 호텔과 상가를 주거용으로 리모델링 해 2022년까지 총 1만3,000가구를 공급하기로 해 전방위 비판이 쏟아진 가운데, 윤성원 국토교통부 1차관이 20일 "많이 억울하다"라며 적극 해명했다. 1인 청년가구 주거난을 해결하기 위해 내놓은 '호텔 임대' 정책이 마치 식구 수가 많은 가족 세대의 전세난을 염두에 둔 것처럼 잘못 비춰졌다는 취지에서다.
윤 차관은 이날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 출연해 "원래 저희 대책은 공공전세 1만8,000호, 그 다음에 신축 4만4,000호가 메인 상품인데 호텔이 갑자기 크게 보도가 됐다"라며 "호텔 상가 오피스텔은 도심에 입지하고 있기 때문에 1인 청년가구에는 도움이 되겠지만 가구원수가 많은 가족 분들에게는 한계가 있는 그런 상품"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래서 저희들은 호텔을 대체할 수 있는 여러 가지 정책 프로그램을 만들었다"라며 "하필이면 호텔이 너무 부각된 것 같다"고 말했다. 공공전세나 질 좋은 평생주택 등 다른 대책보다 비중이 훨씬 떨어지는 호텔 임대가 관심을 받으며 정책 자체가 왜곡되고 있다는 말이다.
정부의 이번 발표에서 '호텔 임대주택'이 크게 부각이 되긴 했지만 새로운 정책은 아니다. 서울시는 청년 역세권 임대주택 사업을 주력 사업으로 추진하면서 올해 1월 서울 종로구 베니키아호텔을 개조해 238가구를 공급했다. 그러나 공공이 아니라 민간업체가 매입해 수선을 거쳐 공급하는 방식이었다.
월세만 놓고 보면 30만원 수준이었지만 청소비, 식사비, 인터넷비 등 서비스 비용을 더하면 한 달에 60~70만원 수준으로 올라갔다. 이 때문에 90% 가까운 예비 입주자들이 무더기로 입주를 포기하는 일이 벌어지고 말았다. 이렇다 보니 이번에 정부가 내놓을 호텔 임대주택 역시 실제 청년 주거 지원 취지에는 벗어나지 않겠느냐 하는 우려가 나왔다.
이에 대해 윤 차관은 "현재 서울시가 호텔을 개조해 운영하는 임대의 월세는 30만원, 관리비는 10만원 수준인데, 이보다 낮출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국토부가 할 때는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호텔을 매입한 다음에 부엌, 화장실, 바닥난방 이런 걸 주거용도에 맞게 고친다"라며 "공공임대 관리운용기금이 있으니 서울시와 같은 그런 사례는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1,2인 가구 전세주택 수요도 상당해"
참여연대 집행위원인 김남근 변호사는 이날 TBS 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해 "1, 2인 가구의 전세주택 수요도 상당히 있고 (호텔 개조 전세는) 이를 위한 것"이라며 "여러가지 대책 중에서 이것(호텔 개조 전세)만 끌고 와서 아파트 전세 문제를 해결할 거냐 이렇게 이야기를 해버리고 있으니 번지수가 잘못된 비판"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지금 전세대란이 주로 일어나는 곳은 아파트인데, 아파트의 전세를 얻으려는 사람들이 이런 1, 2인 가구용의 호텔로 옮기겠냐? 그러면서 비판을 한 것"이라며 "정부는 아파트 전세를 이 호텔 객실을 개조한 그런 공공임대주택으로 대체하겠다 그런 의도는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그는 서울시가 베니키아 호텔을 개조해 청년 임대로 내놨던 사례를 언급하며 "그 안에는 헬스장도 있고, 식당도 제공을 하고, 청년 세대의 취향에는 맞는 측면이 있다"라고 했다. 그는 다만 "가격이 상당히 높게 나오게 돼 90% 정도가 입주를 포기했다"라고 말했다.
그는 "민간한테 맡겨서 하다 보니까 너무 수익성 위주로 해서 대상층의 소득 수준에 맞지 않는 임대료를 책정한 것"이라고 지적하면서 예비 입주자인 청년들의 부담을 줄이기 위해 "아예 LH나 이런 데들이 낡은 호텔을 개조를 해가지고 그 소득 수준에 맞는 적정한 가격으로 전세로 내놓겠다는 대책인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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