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NS 유명인이 물건 파는 세포마켓
인지도·영향력에 유통시장 영향 급성장
홈쇼핑도 유명인 모시기 "젊은 새 고객 공략"
과거 유통 시장은 오프라인 점포를 보유한 유통 대기업들이 주도해왔다. 온라인 쇼핑 시장이 급팽창한 지금은 매장도, 판로도, 오래된 거래처도 없이 단 하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계정만 있으면 유통의 주체가 될 수 있다. SNS 유명인들이 1인 마켓을 형성하고 이들의 '팬' 격인 소비자들이 믿고 구매하면서 개인 판매자들 중심으로 시장이 분열되는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다. 이처럼 극도로 작은 세포 단위로 시장이 갈라진다는 의미에서 나온 용어가 '세포마켓'이다.
전통적인 쇼핑 창구였던 홈쇼핑 업체인 CJ ENM 오쇼핑부문이 세포마켓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 TV라는 매체와 중·장년층에 국한된 소비자를 넘어 모바일 커머스에서 입지를 다지기 위해 세포마켓 유명인들을 영입하고 나선 것이다. 인플루언서가 원하는 상품을 오쇼핑이 연결해주고 단기간 할인 혜택을 제공하며 신규 시장을 창출한다는 전략이다.
23일 CJ ENM 오쇼핑부문은 기존에 인플루언서 커머스 형태로 운영하던 '픽더셀' 서비스를 본격적으로 확대한다고 밝혔다. 픽더셀은 지난해 12월부터 운영된 서비스로, CJ 쇼호스트를 인플루언서로 활용해왔다. 각 쇼호스트가 인지도와 영향력을 바탕으로 특정 상품을 한정된 기간 동안 단독 조건으로 판매해왔는데, 앞으로 SNS 유명인 등 외부 인플루언서 영업을 늘리고 상품군도 넓혀 모바일 사업 신성장동력으로 삼겠다는 계획이다.
픽더셀에는 임세영, 서아랑 등 CJ ENM 대표 쇼호스트 20여명 외에도 박현선, 김준희 등 유명 인플루언서 30여명 등 총 50여명의 인플루언서가 참여한다. 이들이 직접 발굴하거나 판매를 원하는 상품이 있으면 CJ ENM 오쇼핑부문이 연결해준다. 판매가 결정되면 3일간 할인 등의 특별 조건으로 판매된다. 인플루언서가 본인 인스타그램 계정에 해당 상품의 CJ몰 판매 링크인 이른바 '구매좌표'를 노출시키는 식이다.
단순히 상품 소개에만 그치지 않고 연령별, 성별, 지역별 차별성을 보이는 해당 인플루언서에 특화한 디지털 콘텐츠가 개별적으로 제작된다. 고객은 인플루언서와 신뢰 관계를 맺고 있기 때문에 SNS로 상품 정보를 얻고 문의사항을 주고받은 뒤 바로 구매하는 구조다.
픽더셀 확대에는 세포마켓 시장을 선도하겠다는 의지가 담겨 있다. 인플루언서 마켓을 포함해 올해 국내 세포마켓 규모는 약 15조원으로, 전체 온라인 유통 시장(135조원)의 약 11%를 차지하고 있다. CJ ENM 오쇼핑으로선 더 젊고 새로운 소비자를 유입시킬 수 있는 기회다. 픽더셀의 평균 고객 연령은 39세로, TV홈쇼핑 고객보다 10세 정도 낮다. 신규 고객 비중도 CJ오쇼핑 평균 대비 약 5%포인트 높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CJ ENM 오쇼핑부문 관계자는 "평소 동경하던 인플루언서에 대한 신뢰를 기반으로 한정 조건을 통해 구매하는 경험을 제공하는 것"이라며 "더 많은 인플루언서를 영입하기 위해 MCN(인플루언서를 관리하는 기획사) 회사와 제휴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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