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3차 대유행과 관련해 국민의힘이 ‘3차 긴급재난지원금’ 필요성을 제기했지만 더불어민주당은 일단 부정적 입장이다. 내년도 본예산 처리 때 편성하자는 게 국민의힘 주장이지만 시기나 재원 마련 측면에서 현실적으로 제약이 상당하기 때문이다. 다만 민주당 내부적으로는 “본예산 편성은 어렵더라도 재난지원금 지급은 필요하다”는 여론이 우세하다. 내년 초 민주당 주도로 ‘3차 재난지원금 추가경정예산(추경)안’이 추진될 것이라는 관측에 무게가 실리는 이유다.
민주당이 국민의힘 주장에 난색을 표하는 이유는 복합적이다. 우선 물리적으로 시간이 부족하다는데 있다. 내년도 예산안 법정 처리 기한(다음달 2일)까지 일주일 밖에 남지 않았다. 이 기간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예상 피해규모 산출→지급대상 및 규모 확정→예산안 제출→국회 심사 및 확정’ 절차를 밟는게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민주당 소속 간사인 박홍근 의원도 이날 의원총회에서 “물리적인 시간이 부족하다”는 의견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재원도 문제다. 1차 재난지원금(전 국민) 지급 당시 14조3,000억원, 2차(자영업자 등 피해계층) 때 7조8,000억원이 투입됐다. 만약 3차 재난지원금이 현실화할 경우, 지난 전례에 비춰 최소 5조원 이상의 재원이 필요하다는 관측이 우세하다. 하지만 국회에서 기존 사업을 감액해 이 정도 ‘뭉칫돈’을 확보하는 건 쉽지 않다.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한 관계자는 이날 “이미 예산안 심사가 상당히 진행, 비(非)쟁점 사업은 이미 확정된 상황”이라며 “여기서 추가로 수조원을 감액하려면 예산안을 원점에서 재검토해야 하는 수준이 될 것”이라고 했다. 민주당 핵심 관계자는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가 장기화될지, 아니면 코로나 확산세가 진정될지 2주 정도는 지켜본 후 논의하는 게 맞다”고 말했다.
하지만 민주당이 3차 재난지원금 지급 자체에 반대하는 건 아니다. 오히려 당내에서는 ‘찬성론’이 적지 않다. 김영진 원내수석부대표는 이날 MBC 라디오 인터뷰에서 “(3차 재난지원금을) 일주일 내에 결정해 내년 본예산에 태우는 것은 현실적으로 무리가 있다”면서도 “재난지원금을 통해 경제위기를 극복하고자 하는 그런 방향에 대해서는 동의한다”고 했다. 민주당의 한 중진 의원도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로 영업이 제한된 소상공인, 자영업자 등에 대한 보상 조치는 불가피하다고 본다”며 “논의가 빠르면 빠를수록 좋다”고 했다.
이에 따라 민주당이 일단 본예산을 처리한 후 내년 초 별도의 ‘3차 재난지원금 추경’ 카드를 꺼내 들 것이라는 관측에 무게가 실린다. 정청래 의원은 이날 TBS 라디오 인터뷰에서 3차 재난지원금 지급 방안과 관련, “추경으로 하자고 여야가 합의하면 될 것 같다”고 했다. 민주당 원내 핵심 관계자는 “본예산에는 1~12월 중장기적으로 집행할 사업을 편성한다는 원칙을 고려할 때, ‘긴급’ 성격의 재난지원금은 추경으로 추진하는 게 맞는다”고 했다. 더구나 내년 상반기에 서울과 부산시장 보궐선거까지 있기 때문에 민주당이 이 부분도 고려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란 얘기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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