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은 고유한 문화적 가치를 잊고, 이민자에, 세계화에 등을 돌리며, 자유무역에 반대하고, 우리가 지켜야 하는 자본주의적 가치를 외면하고 있습니다. 이 가치를 다시 부흥시킬 지도자가 필요합니다."
미국의 대표적 보수 싱크탱크인 미국기업연구소(AEI) 소장을 지낸 아서 브룩스 하버드대 케네디스쿨 교수는 25일 한국일보 주최 코라시아포럼 특별 강연에서 '트럼프 시대'를 반무역과 반이민의 시대로 명명했다.
그는 4년 전 트럼프 당선을 양극화와 포퓰리즘(대중영합주의)의 결과로 분석하면서, 미국이 이를 딛고 세계 번영을 낳은 민주자본주의의 정신을 되살릴 필요가 있다고 역설했다.
브룩스 교수는 트럼프의 집권 원인 중 하나로 양극화 심화를 지목했다. 미국의 빈곤 노동자 일자리가 신흥국으로 옮겨지고, 2008년 금융위기를 기점으로 늘어난 소득 대부분이 10년에 걸쳐 상위 20%에 집중됐다는 것이다. 브룩스 교수는 켄터키주의 빈촌 아이네즈를 예시로 들며 "1964년 당시 주민 대부분이 일자리를 갖고 있었지만 지금은 29%만 일한다"고 말했다.
트럼프는 이런 미국인의 심리를 자극했고, 2016년 대선에서 아이네즈의 89%가 트럼프를 찍었다. 브룩스 교수는 "켄터키처럼 교육 수준이 낮고 일자리가 해외로 빠져나가는 것을 지켜보는 사람들은 포퓰리즘에 끌리게 된다"며 "지금의 트럼프와 보호무역을 우선시하는 민주당 일각 정치인들이 바로 그런 사람"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브룩스 교수는 "세계화는 옳다"며 세계화와 자유무역이 세계를 진보시켰다고 설명했다. 그는 특히 "한국과 북한의 발전 차이는 재산권, 법치주의, 세계화, 자유무역, 민주주의, 기업자본주의라는 6가지 요소가 한국에만 있었기 때문"이라고 했다. 경제의 자유화와 민주화만이 인간의 창의성과 모험심, 기업가 정신을 자극하고 이것이 경제성장으로 이어지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브룩스 교수는 미국도 결국 세계화와 자유무역을 옹호하는 본 궤도로 돌아갈 것으로 봤다. 단기적으로도 보호무역주의와 관세 장벽이 일자리를 늘리기는커녕 줄였기 때문이다.
그는 특히 장기적으로 미국이 고유의 문화를 되살려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미국은 본래 외국인과 새로운 아이디어에 대한 열린 마음, 기업가 정신, 자기계발 등의 가치를 세계와 공유했다"며 "이를 기쁜 마음으로 부흥시키는 지도자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브룩스 교수는 켄터키주 같은 빈곤 지역을 위해서 교육제도 혁신이 필요한데, 북유럽 국가와 더불어 한국이 본받을 만한 교육 체계를 수립했다고 했다. 그는 "한국은 민주자본주의를 수호했고 아시아의 자유의 등불이 됐으며 세계에 발전의 가능성을 보여 준 국가"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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