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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펑 “미중 ‘新냉전’까지 한 걸음… 경쟁과 협력 재균형 필요”

입력
2020.11.25 14:30
수정
2020.11.25 18:31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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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노한 트럼프, 中에 '코로나 보복'
바이든은 덜 감정적·극단적 정책 펼 것
중국도 단점 깨닫고 세계와 타협해야"

주펑 난징대 국제관계연구원장이 한국일보 주최로 25일 서울 중구 신라호텔에서 열린 '2020 코라시아포럼'에서 화상 발언을 하고 있다. 한국일보 유튜브 캡처

주펑 난징대 국제관계연구원장이 한국일보 주최로 25일 서울 중구 신라호텔에서 열린 '2020 코라시아포럼'에서 화상 발언을 하고 있다. 한국일보 유튜브 캡처


주펑(朱鋒) 중국 난징대 국제관계연구원장은 최근 악화일로로 치닫고 있는 미중관계에 대해 “신(新) 냉전까지 한 걸음밖에 남지 않았다”고 진단했다. 특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이 강대국 간 힘 대결의 촉진제가 됐다면서 내년 새로운 미 행정부가 출범하면 양국은 경쟁과 협력 사이의 재균형을 모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주 원장은 25일 서울 중구 신라호텔에서 한국일보 주최로 열린 ‘2020 코라시아 포럼’에서 “중국과 미국은 인류의 보건과 안전을 위협하는 바이러스에 맞서 함께 힘을 모아야 했다”며 “하지만 불행히도 양국 간 관계는 실망스러울 만큼 악화됐다”고 말했다. 주 원장은 중국 내 미중관계 전문가 중 특유의 민족주의 색채가 덜하면서 균형 잡힌 시각을 갖춘 인사로 정평이 나 있다.

주 원장은 1972년 리처드 닉슨 전 대통령의 중국 방문 이후 상호 이해에 기반한 관계를 이어온 양국이 최근 다양한 분야에서 냉전을 방불케 하는 경쟁을 벌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첨단 기술과 통상, 교육분야에서 갈등이 격화했고, 특히 대만 문제와 남중국해 무력시위는 “폭풍 속에서의 대결”과 같았다고 했다. 그러면서 “중미 관계가 제약 없이 강대국 간 치열한 경쟁으로 이어진다면 역내 안보와 번영에 문제가 생길 것”이라고 경고했다.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이후 미국의 대(對)중국 정책이 한층 강경해진 건 “험악하고 편협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성격이 드러난 일종의 보복이라고 봤다. 주 원장은 “중국에서 시작된 코로나19 유행이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 가도와 인기에 부정적 영향을 주자 ‘중국 때리기’가 시작됐다”고 말했다.

코로나19 대응에 실패한 미국이 중국의 방역 성과에 불안감을 드러낸 것이란 해석도 곁들여졌다. 그는 “미국 전략집단은 팬데믹으로 중국에 기회의 창이 열렸다고 판단, 중국이 힘의 균형을 가져가지 못하도록 맞수를 놓으며 방해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주 원장은 차기 미 행정부에 기대를 걸었다. 그는 “조 바이든 행정부가 미중관계를 완전히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들게 할 것이라 생각하지는 않는다”면서 “하지만 적어도 트럼프 대통령에 비해 덜 감정적이고, 덜 극단적이며, 덜 와해적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경쟁과 협력 간 첨예한 균형을 재구조화해 미중관계에 긍정적 신호를 보내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중국의 변화도 촉구했다. 주 원장은 “중국은 스스로 부족함과 단점을 깨닫고 세계를 보다 순응적이고 예측 가능한 방식으로 맞이할 방안을 고려해야 한다”며 “한국 등 역내 국가와도 상호호혜적 관계를 맺어야 미국이 냉전전략을 펼칠 가능성을 낮춰나갈 수 있다”고 조언했다.

강유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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